에너지경제 포토

김준현

kjh123@ekn.kr

김준현기자 기사모음




주택거래 침체 직격탄 인테리어업계 ‘절치부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2 13:33

가을인데 이사없어…거래절벽 심화·전입전출도 ‘뚝’
건자재업계, 매매 회복세 못 기다려 자구책 나서
한샘, 무한서비스·부분리모델링…LX하우시스, B2B 집중

한샘

▲인테리어 시공 현장. 한샘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거래량은 실종 수준으로 치닫고 있자 내부 리모델링 시공에 주력하는 인테리어업계에도 여파가 크게 미치고 있다.

2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불황이 커지자 한샘 등은 거래절벽 심화로 줄어든 인테리어·가구 수요 감소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올 4분기엔 ‘스테이리모델링’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스테이리모델링은 주택매매 절벽으로 수요가 줄어든 ‘올(All)수리’ 대신 부엌, 욕실, 창호 등 원하는 곳만 부분으로 공사하는 ‘부분 리모델링’이다.



◇ 가을철 이사수요 뚝…인테리어 특수 ‘옛말’

인테리어업계는 주택거래량 및 이사 수요와 비례한다. 주택 매매 수요자들은 본인이 살고 싶거나 세입자에게 경쟁력있는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발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택매매 침체가 지속되자 리모델링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인테리어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9월 주택통계를 보면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3만2403건으로 전월 3만5531건(8.8%)보다 줄었다. 특히 전년 동월이 8만1631건(60.3%)이었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올해 누계만 보더라도 41만7794건으로 전년 동기인 81만8948건에서 49% 줄어든 수치다. 또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도권에선 16만705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2% 줄었고 지방도 25만737건으로 40.2% 대폭 줄었다.

서울 거래량은 특히 심각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 거래량은 277건으로 지난 9월의 613건 대비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가을철은 이사 특수인 만큼 지난해 10월에는 2195건, 11월에는 1360건이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1 이상 거래가 줄어든 셈이다. 사실상 거래멸종이다.

이사철인 가을 전입·전출도 크게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지난 9월 인구이동을 집계한 결과 전입은 2만6035가구, 전출은 2만6175가구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 전입 3만1654가구, 전출 3만241가구였다. 2년 전에도 전입은 3만547가구, 전출은 3만4034가구로 나타나 올해 가을철 인구이동이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 경기 회복세 못 기다려…자체 반등 ‘총력’

이런 현상은 곧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477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136억원, 당기순손실은 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건자재 전문 애널리스트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샘에 대해 "소파, 침대 등 TV 광고비 증가 및 매장 리뉴얼, 프로모션 비용, 매출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와 맞물려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며 "게다가 주택매매거래 위축으로 인한 B2C 핵심 채널인 리하우스 부문 매출 둔화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샘은 이번 실적 부진에 대해 절치부심하며 4분기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고객 서비스 강화 기조는 유지한다. 특히 지난달 야심차게 내놓은 견적·계약·시공·AS 등 리모델링 전 과정의 불편을 해소하는 6단계 ‘무한책임 리모델링’ 시스템을 통해 불어나는 견적과 늘어지는 일정, 실망스러운 시공, 속터지는 보수 등 4대 고객불편 등을 해소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올(All)수리’ 사업 대신 욕실, 창호, 부엌 등 원하는 부분만 리모델링하는 ‘스테이리모델링’ 사업도 4분기에 집중한다.

한샘 관계자는 "주택 매매 하락 및 거래절벽 대세 흐름을 깰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경기 회복세만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자체적으로 사업 다각화 및 집중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은 9400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44% 줄었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LX하우시스가 PF단열재 등 고부가 건축자재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B2B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PF단열재 4호 라인이 8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이익에 일부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매매거래량 부진으로 마진이 상대적 높은 B2C 거래 감소는 이어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kjh123@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