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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외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는가 하면 임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조만간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안팎에서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의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다. 이 부회장의 국제기능올림픽 현장 방문은 2009년 캐나다 캘거리 대회 이후 13년만이다.
그는 "삼성은 앞으로도 젊은이들의 좋은 기회를 만드는 곳에 열심히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부회장이 각종 대내외 행사를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한 것은 8·15사면복권 결정이 난 이후다. ‘취업 제한’ 족쇄를 푼 이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 참석이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등을 직접 찾아 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셀카’를 찍는 등 격의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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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11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 현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이 송도캠퍼스를 방문한 건 2015년 12월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문은 삼성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고 해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밖에 지난달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파나마 등 중남미 국가와 영국을 방문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달 초에는 방한 중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그룹사 현황 점검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대형 인수합병(M&A) 같은 굵직한 사안은 물론 직원들의 목소리 등까지 직접 챙긴 만큼 ‘회장 승진’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다.
유력한 승진 시점은 다음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다. 이에 앞서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2주기에 ‘뉴삼성’ 또는 미래 전략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12월 진행되는 그룹사 정기 인사 기간에 다른 임원들과 함께 영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승진할 경우 최우선 과제는 ‘복합위기’ 해법 대안을 내 놓는 것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상황이 조성되며 기업 활동에 제약이 큰 환경이다. 삼성전자의 주요 먹거리인 반도체 시장 업황도 좋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정치 리스크’가 부각되고 전쟁도 이어지고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삼성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컨트롤타워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회사 차원에서 공식화한 대형 M&A의 활로도 찾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100조원 넘는 현금성 자산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회사 주주환원 정책은 일정 수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이 돈으로 성장성이 높은 회사를 인수하는 게 적합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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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삼성전자 멕시코 케레타로 세탁기 공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