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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이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3사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전기차 판매가 유지됐고 리튬과 니켈 등 광물 가격 인상분이 판가에 연동되며 수익성 부담을 덜어낸 결과다.
다만 전기차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전기 요금 상승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 남은 연말 실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배터리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공급망 싸움도 잠재적인 압박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올해 3분기 실적이 매출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9.9% 늘었다.
특히 수익성 개선세가 완연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호실적은 니켈을 비롯한 배터리용 핵심 광물 가격을 판매 단가와 연동한 영향이다. 회사 측은 올해 2분기에 판가 연동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3분기 수익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수출 물량이 많은 배터리 기업이 환차익을 누린 점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판매량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11만7000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9만7000대를 앞섰다. 지난달 전기차 판매는 월 2만485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배 성장세를 나타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30년 59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와 SK온은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호싧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SDI 실적 컨센서스(최근 3개월 증권사 전망치 평균값)는 매출 5조3303억원, 영업이익 49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4.96%, 영업이익은 31.91% 증가할 전망이다.
SK온은 하반기 적자탈출을 예고한 상황이다. 수주잔고 확대와 거래선 대변화에 힘입어 적자 폭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중국, 북미와 더불어 전기차 3대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전기차 성장세가 부진한 점은 연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3사 유럽향 배터리 매출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 68%, 삼성SDI 73%, SK온 45%로 적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늘어난 에너지가격으로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185%), 미국(68%) 시장이 보인 성장세에 비하면 수요가 꺾이는 모양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촉발한 세계적인 배터리 공급망 불안도 잠재적 부담이다. 국내 기업은 현재 중국에 편중된 배터리 소재, 원료 공급망을 북미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 관계자가 입국해 국내 배터리 3사와 면담을 하기도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전기차 충천비가 올라 휘발유를 넣는 가격과 비슷해지면서 전기차를 구입할 이점이 사라져 일시적인 수요 둔화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다만 전쟁이 끝나면 전기차 판매량은 다시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