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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TSMC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칩 ‘큰손’으로 꼽히는 테슬라 관계자가 TSMC와 삼성전자가 마련한 기술 행사에 연이어 참석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지난 3일(현지 시간)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는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퀄컴 짐 톰슨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칸 부디라즈 테슬라 공급망 담당 부사장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퀄컴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비롯한 모바일 시장에서, 테슬라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고객사, 협력사 등 업계 관계자를 모아 사업 전략과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는 파운드리 포럼에 테슬라 임원이 등장한 사례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오랫동안 협력해온 퀄컴만큼이나 테슬라와 가까운 관계라는 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칸 부디라즈 부사장이 테슬라에서 반도체 조달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나온 추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테슬라 3세대 완전자율주행시스템(FSD) 칩을 수주해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가 설계해 삼성전자가 14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 이어 4세대 FSD 칩 생산까지 삼성전자가 담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해당 물량을 7나노 공정을 통해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업계 선두인 TSMC도 테슬라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TSMC 기술 포럼에 피터 배넌 테슬라 저전압·실리콘엔지니어링 부사장이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현재 삼성전자가 담당하는 테슬라용 차량용 반도체를 TSMC가 가로챌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 TSMC는 테슬라 외에도 폭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도 협력을 확대해가는 추세다. 최근에는 폭스바겐이 개발 예정인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생산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TSMC가 일본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 도요타 계열사이자 자동차 부품회사인 덴소가 지분 10%를 매입하기도 했다. 덴소가 수주를 내는 차량용 반도체 다수를 TSMC 일본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TSMC가 위탁 생산하는 물량은 주요 설계기업 발주량 가운데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운드리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극심한 반도체 공급난을 겪은 자동차 기업이 반도체 자체 설계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완성차회사와 파운드리 기업 간 협력하는 흐름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 전동화 흐름을 타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엔비디아나 퀄컴, 인텔, 테슬라 등 미세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고부가가치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흐름을 겨냥해 미세공정 응용처를 자동차로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나노 공정을 기존 모바일 반도체에서 자동차에 탑재하는 프로세서와 초저전력 칩에도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올해 17.8%를 기록한 뒤 내년 11.3%, 2024년 13.4%, 2025년 12.9%로 이어질 전망이다. 매출 기준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0억달러(약 70조91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840억달러(약 119조 11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특성상 설계 고객사와 신뢰가 중요해 초기에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량용 시장에서도 TSMC가 두각을 보이는 상황에서 테슬라와 관계가 깊은 삼성전자가 이를 기반으로 기회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