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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증권사] 교보증권, VC 힘으로 디지털 혁신 가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05 06:30

유망 디지털 스타트업 투자 활발



'동남아 디지털혁신펀드' 조성해 해외 시장 진출



위탁매매, WM 부문에서도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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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본사.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교보증권의 ‘디지털 혁신’ 행보가 눈에 띈다. 벤처캐피탈(VC) 사업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관련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투자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한 연내 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마이데이터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자산관리(WM) 부문에서도 디지털 혁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81% 줄어든 559억5304만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해 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어든 영향이다. 단 투자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WM 등 전체적으로 고른 포트폴리오가 유지됐으며, 순자본비율(NCR) 693%,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68%로 건전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로는 디지털 스타트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가 꼽힌다. 박봉권, 이석기 각자 대표가 올해 경영방침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내세운 만큼,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해 협업 체계를 이루고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교보생명보험 그룹의 빠른 디지털 생태계로 진입에 기여할 것으로 해석된다.


◇ 유망 디지털 스타트업 투자 지속...VC 힘으로 동남아 진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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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교보증권은 이미 작년 말 교보생명과 함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를 출범한 바 있다. 투자 규모는 총 2000억원으로, 투자 대상은 교보생명보험 그룹의 미래 사업 방향에 부합하는 문화/콘텐츠, 금융투자, 교육, 헬스케어 및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영역 등이다.

이어 올해도 도서 추천 서비스 ‘라이앤캐처스’, 종합콘텐츠 스튜디오 ‘밤부네트워크’, 음성인식 의무기록 작성(보이스 EMR) 서비스 ‘퍼즐에이아이’, 시니어케어 플랫폼 ‘케어링’ 등 유망 스타트업 15곳을 발굴해 투자를 진행했다.

이제는 해외 스타트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5월 ‘동남아시아 디지털혁신펀드’를 결성, 해외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디지털 전환 가속화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펀드는 싱가포르 가변자본기업(VCC) 제도에 따라 신설된 기업구조 투자펀드로, 교보증권 VC 사업부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으로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VCC란 싱가포르 현지에서 기업 형태 펀드를 만들 경우 운용사의 설립 및 운영 비용 조건을 낮추고, 재무제표 공개 등 여러 요건을 완화하는 제도다.

동남아시아 디지털혁신펀드의 목표 펀드 규모는 5000만~7500만달러(한화 약 718억~1072억원)이며 투자 기간은 5년이다. 교보증권과 함께 일본 SBI 홀딩스의 동남아시아 투자를 담당하는 ‘SBI Ven Capital’과, 싱가포르 소재 난양공과대학교(NTU)의 자회사 ‘NTUitive’가 공동업무집행조합원(Co-GP)으로서 펀드를 운용한다.

이들 3사가 보유한 운용 전문지식, 광범위한 산업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기업들의 성장 지원, 동남아시아 디지털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대상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에 소재한 핀테크, 헬스케어(건강), 인프라테크(물류), 에드테크(교육), 아그리테크(푸드서비스) 등의 기술 중심 혁신 스타트업이다.

신희진 교보증권 VC사업부 이사는 "현재 동남아 디지털혁신펀드에서 투자할 대상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교보증권 VC사업부는 침체된 투자업계의 환경에서도 향후 그룹의 전략적 협업 강화를 위한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위탁매매, WM 부문도 ‘디지털’ 중심으로


교보증권의 내부 사업 부문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다양한 로드맵이 준비됐다. 위탁매매 부문은 새로운 디지털 채널을 개발해, 고객 기반을 확대할 전망이다. 기존 MTS 외에도 주식 투자 전문가용 스피드K, MZ세대를 위한 미니 MTS 출시 등이 예정됐다. 더불어 멀티 차액결제거래(CFD),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금 현물거래 등 신규 서비스와 금융투자상품권 도입, 카카오뱅크 연계 제휴 및 메타버스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WM 부문은 핀테크 자산관리 서비스와 온라인 전용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채널 구축 등을 시도한다. 특히 하반기 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작년 연말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올해 8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새 마이데이터 플랫폼은 디지털자산을 포함한 다채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하는 융복합 종합투자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및 스타트업 투자 외에도 ESG 경영활동에 따른 지표를 직접적으로 연계해 실질적인 경제적 수익 창출을 실현하는 등 사회책임경영을 선도하겠다"며 "최대주주의 배당 유보분을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으로 사용해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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