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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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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위기 속 투자' 지속...반도체 수직계열화 강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03 11:54

SK실트론·하이닉스 등 투자확대

소재·전방부문 공급망 강화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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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SK그룹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반도체 소재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체 가치 사슬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업황이 침체하고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시장이 반등했을 때 경쟁 우위를 차지하지 위한 선제적 차원이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반도체 전방기업 SK하이닉스를 필두로 SK실트론 등 소재업체를 통해 경쟁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SK실트론은 300㎜(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증설을 위해 8550억원을 투자하기로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다. 또 내년 상반기 경영환경을 고려해 4000억원 규모 투자를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SK실트론은 지난 3월부터 본사가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에 1조495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짓는 1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 4000억원 신규투자까지 확정되면 SK실트론은 2026년까지 5개년 동안 3단계에 걸쳐 약 2조3000억원을 실리콘 웨이퍼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SK실트론은 SK그룹이 반도체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2017년 인수한 기업으로 ‘반도체 원판’인 실리콘 웨이퍼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 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점유율 18.1%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증설 투자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가 오는 2026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격적인 설비 증설을 통해 선두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도 투자를 지속한다. 최근에는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eXtension)’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 청주공장에 대한 증설 계획을 보류하는 대신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미 확보된 부지에 M15 확장 팹인 M15X를 예정보다 앞당겨 착공하기로 했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향후 5년에 걸쳐 총 15조원이 투입된다.

반도체 업계 투자 축소 분위기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세계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변동 주기가 짧아지는 추세라 전문가들은 업황이 2024년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2025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5년 업황 반등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늘리기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M15X 건설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거세지는 상황에도 전방기업과 소재 부문에 걸쳐 확장 기조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SK그룹은 SK㈜와 SK머티리얼즈 합병 법인 출범을 앞두고 2025년까지 5조1000억원을 첨단 소재 분야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반도체 원자재 등에 대한 가격 인상 흐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그룹 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SK그룹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원재료와 각종 가스, 웨이퍼 등 전반적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 공급망을 구축해 놓는다면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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