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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공매도 '15조원'...증권사, 급락장 주범일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9 12:31

증권사 공매도 수수료수익 236억원...톱5 모두 외국계 증권사



"국내 공매도 비중 선진국 대비 10분의 1 수준...책임 묻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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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증권사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올 상반기 동안 15조원에 달하는 공매도를 거래한 결과, 236억원가량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증권사의 지나친 공매도가 약세장을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 국내 공매도 거래 비중이 적고, 공매도를 통해 얻는 증권사의 수익도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주식을 매도한 후, 저렴한 가격에 다시 매수해 주식을 상환하는 투자 방식이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이뤄진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총 58조463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외국인이 42조1484억원을, 기관은 15조1422억원을 거래했다.


◇ 증권사, 올해 공매도로 236억원 벌어들여...모간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제이피모간


이 공매도로 외국계 및 국내 증권사가 거둬들인 수익은 236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공매도 수수료 수익은 올 상반기 236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수익 규모(292억8000만원)에 육박한다.

공매도 수수료 수익 상위 5개 증권사는 모간스탠리(64억4000만원), 크레디트스위스(31억5000만원), 제이피모간(29억9000만원), 멜릴린치(29억5000만원), 골드만삭스(17억7000만원) 등으로 외국계가 차지했다. 이어 국내 증권사인 삼성증권(13억9000만원), 신한금융투자(8억3000만원), 미래에셋증권(7억9000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일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증권사의 공매도 거래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올해 증시 급락이 계속되고 있고, 국내 제도상 개인은 공매도 접근성이 떨어지기에 외국인·기관의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영덕 의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큰 경우 금융당국이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중단시키는 것도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 증권업계 "국내 공매도 비중 매우 작아...증시 급락 원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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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를 증시 급락의 주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공매도의 규모는 거래대금 액수가 아닌, 시장에서 이뤄진 전체 거래대금 중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의 연간 공매도 거래 비중은 46.7%, 일본은 41.1%로 나타났다. 동시기 국내 시장 공매도 거래 비중은 4%대 내외로, 약 10배가량 차이가 났다. 올 상반기 국내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 규모는 총 1262조5511억원으로, 그 중 공매도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63%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외국인·기관과 개인투자자 간 공매도 접근성 차이는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져야겠지만, 현재 공매도의 폐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거나 증시 급락의 주범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증권사가 공매도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도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의 경우 올 상반기 영업수익 1267억5877만원을 벌어들였는데, 공매도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5.08%에 불과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증시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공매도에 책임을 돌리기 어렵다"며 "공매도는 약세장에 대비한 투자 기법 중 하나로, 증권사에게 수익이 나는 것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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