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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가 26일부터 도입된 가운데 증권사마다 운영 방식이 달라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기존 주식 거래와 다르게 실시간 체결이 불가능하고, 종목 제한도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한화투자증권 등 5개사에서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수점 거래는 신탁제도를 활용해 0.1주, 0.2주 등의 소수단위 주문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예를 들어 이날 기준 7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소수점 거래를 이용해 7만6000원에 0.1주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해당 거래는 예탁결제원의 신탁제도를 활용해 온주를 다수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으로 국내주식을 소수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 2019년 해외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에 이어 국내주식에 대한 소수단위 거래도 가능해졌다.
소수 단위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증권사마다 주문 가능 종목 수, 주문 금액 단위 등 세부 내용이 달라 확인해야한다.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한화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모두 소수 단위 거래를 지원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주부터 MTS에서 소수 단위 거래를 지원할 방침이다.
최소 주문 가능 금액은 100원에서 1000원까지 증권사별로 다양하다. NH투자증권의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최소 주문 금액은 100원이며 200원, 300원 등 100원 단위로 투자가 가능하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은 1000원 단위로 주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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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NH투자증권 |
주문 가능 종목 수를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은 760개, 한화투자증권은 720개의 종목을 지원한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은 각각 350개 종목을 지원한다.
증권사는 의결권 행사, 미행사, 중립투표 중 하나를 선택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NH투자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한화투자증권 등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5개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중 국내 소수점 거래에 참여하는 증권사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달 4일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를 시작한다.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은 연내 참여할 계획이다. 교보증권·메리츠증권·한국투자증권 등 12개사는 내년 이후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에 대한 증권가의 의견은 엇갈린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시장 활성화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피는 현재 연초 대비 26.35% 떨어졌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도 올 들어 31.55% 빠진 상태다.
실시간 거래가 어려워 시장 상황 대처에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는 등 주주로서 권한이 제한되기 때문에 제도적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도 크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증권사 계열사 종목의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다. 삼성증권에서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을 쪼개 살 수 없고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카카오, 카카오페이에 대한 소수점 거래가 불가능하다.
다만, 최소투자금액 인하로 우량주식에 쉽게 투자할 수 있어 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졌다는 평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 유입 효과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과정에서 지켜봐야겠지만,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 개시를 통해 5000원, 1만원으로도 주식에 투자할 수 있어 충분히 효과는 나타날 수 있다"며 "소수 종목에 집중된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가 개선될 수 있는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