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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본사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상반기 영업이익 1위’ 미래에셋증권은 중장기 사업 전략인 ‘G.I.D.P’를 지속하며 국내외 사업 규모와 투자역량을 키우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지점을 새롭게 열고 타 기관과 협약하는 등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또한 홍콩법인 유상감자를 진행하고, 국내 신성장 사업 투자 펀드에 출자를 실시해 국내외 투자자본의 밸런스를 잡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6059억원, 순익 4607억원을 거뒀다. 이로써 자기자본 1위는 물론 상반기 실적에서도 1위를 지켰으며, ‘3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실현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씩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동기간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평균 42.4%가량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우호적인 금융환경에 맞춰 리스크 관리를 이어감과 동시에, 해외투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이 실적 선방에 기여했다. 10개국(미국·영국·홍콩·인도·중국·브라질·싱가폴·베트남·인도네시아·몽골) 해외법인의 상반기 총순이익은 1050억원으로, 증권업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글로벌 실적이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의 중장기 사업전략인 ‘G.I.D.P’가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G.I.D.P란 글로벌 사업과 투자를 확대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며, 연금 자산을 증대한다는 사업 전략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리스크 관리와 함께 G.I.D.P를 강조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특성에 따라 브로커리지, 투자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핵심 비즈니스를 수행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 베트남 다낭 지점 개소, 우리은행 협업으로 동남아 영향력 확대
미래에셋증권은 실적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이후로도 G.I.D.P 전략을 더욱 견고하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업과 투자 부문에서의 행보가 눈에 띈다.
우선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은 이달 16일 베트남 다낭에 지점 확장 이전했다. 베트남이 올해 높은 경제성장률(세계은행 기준 7.5%)을 보이고 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주식투자가 크게 유행하는 만큼 자본시장 전망을 밝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호치민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말 기준 현지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6위(5.1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다낭은 베트남 중부 지역 경제 중심지로 불리는 만큼, 이번에 개소한 다낭 지점에서는 베트남 중부 지역 전체의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현지인 외 외국인 고객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은 베트남 우리은행과 함께 공동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베트남 우리은행 고객이 미래에셋증권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거래 수수료와 마진거래 금리 우대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미래에셋증권 고객이 베트남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해 계좌를 만들면 최대 5만동(약 3000원)의 현금이 지급된다.
미래에셋증권과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에서도 손을 모았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인 ‘미래에셋 세쿠리타스’가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 소다라 은행’과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두 회사는 브로커-딜러 마케팅 파트너 협약으로 우리 소다라 은행은 자사 고객 중 자본시장 투자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미래에셋 세쿠리타스에 추천할 수 있게 됐다.
◇ 홍콩법인 감자...벤처·바이오백신 등 국내 신사업 투자 확대
한편으로는 무작정 대외 투자 규모를 키우기보다, 효율적으로 국내외 자본을 재배치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비우호적 금융 환경이 계속되며 여전히 금융시장에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홍콩법인의 유상감자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상감자란 법인이 주주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주식을 소각해 자본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25일 공시된 유상감자안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총 발행주식(144억9700만주)의 13.9%(20억1700만주)가 소각됐으며, 미래에셋증권은 그 대가로 2억5000만달러(약 3354억원)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그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 거대한 중국 시장으로의 관문으로 취급되는 곳이고, 속지주의 과세체계로 세금 면에서도 유리한 곳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뿐 아니라 많은 글로벌 금융 기업들이 홍콩법인을 세워 커다란 금융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직접 홍콩법인에서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했으며, 2019년~2020년에는 총 1억원이 넘는 유상증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여전히 당사는 중국 시장의 기대감을 갖고 있어 언제든지 홍콩법인의 자본을 다시 확대할 수 있다"며 "홍콩에서 VC, ETF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홍콩법인의 유상감자는 환율을 고려한 일시적인 자본의 활용 차원" 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감자안과 별개로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혁신기술 투자 펀드에 대한 출자를 결정했다. 이미 지난 2일 자로 609억원이 출자된 미래에셋캐피탈의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투자조합2호’는 글로벌 신성장 산업에 투자한다. 또한 다음 달 500억원을 출자하게 될 ‘미래에셋데모테크프론티어투자조합’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펀드운용사며, 데모테크 관련 3대 확장 분야(스마트제조, 라이프스타일, 헬스케어) 및 혁신 기술(딥 테크)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벤처투자조합이다. 오는 12월 500억원이 출자될 ‘미래에셋 K-바이오백신 사모투자합자회사’도 미래에셋캐피탈이 펀드 운용사로, 제약 바이오 및 백신 분야에 투자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G.I.D.P 전략을 수행하며 자기자본 10조를 돌파한 국내 유일의 증권사로 성장했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핵심 전략을 기반으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글로벌 IB 도약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