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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중장기적 주가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접근은 유효하다면서도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매수를 권유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400원(0.71%) 떨어진 5만5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7일에 이어 2일 연속 52주 신저가 기록이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9월4일(5만5600원)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들은 9월1일부터 7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총 701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도 264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총 순매도 규모 1조3104억원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로 몰렸다.
반도체 시장이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수요 위축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값은 추락한 상태다. 지난달 PC용 D램(DDR4 8Gb 1Gx8) 고정거래가격만 하더라도 지난해 말(3.71달러)보다 23.1% 내린 2.85달러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출하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54조2312억원으로 한 달 전 54조3340억원보다 줄었다.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같은 기간 50조4840억원에서 49조8895억원으로 낮아졌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3분기를 시작으로 실적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전 사업부문에서 출하량 목표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내년인 2023년에도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침체기 속, 삼성전자는 오히려 대규모 투자 나서면서 증권가는 ‘장기적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총면적이 87만평 규모로 기흥캠퍼스(44만평)와 화성캠퍼스(48만평)의 면적을 합친 수준이다. 부지 규모만 축구장 400개를 합친 289만㎡(약 87만평)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말 기초공사를 시작한 평택 3라인에 지난 7월부터 웨이퍼를 본격적으로 투입해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평택 3라인의 크기는 70만m3로 반도체 단일 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는 4공장 착공을 위한 기초 공사도 진행 중이다. 6공장 건설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또 170억 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하는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도 조만간 착공에 들어간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이달 착공식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2046년까지 총 1921억 달러(약 266조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사업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선제적 투자는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점유율 상향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미국의 중국 규제로 반도체산업에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잠재적 경쟁자가 도태될 가능성이 커 반사 이익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을 경우 ‘저점 분할 매수’ 전략을 취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미국의 중국향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금지 등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부정적인 상황"이라면서 "올해 하반기까지는 삼성전자가 저점을 탐색한 후, 서서히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도체 가격하락율과 출하량 등을 살피면서 중장기적 저점 분할 매수 전략을 가져가야한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