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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토종 OTT의 '반란'이 시작됐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17 10:59

윤소진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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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진 산업부 기자

티빙과 시즌의 통합 소식이 전해졌다. 국산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탄생이다. 이번 합병은 콘텐츠 강자 CJ ENM과 국내 거대 통신사 KT의 만남이라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지난 3월 CJ ENM이 KT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부터 티빙과 시즌의 통합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양사는 당시 콘텐츠 제작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결정해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번 통합으로 티빙은 웨이브(wavve)를 제치고 국내 OTT 중 가장 많은 월간활성화이용자(MAU)를 확보한 사업자로 올라선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티빙과 시즌의 MAU는 각각 401만명, 157만명이다. 웨이브 MAU는 423만명이다.

티빙은 지난 2020년 10월 CJ ENM에서 독립법인 출범 직후 JTBC가 합류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첫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서울체크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등 독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했다.

KT는 지난해 출범한 KT스튜디오지니로 콘텐츠·미디어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두번째 오리지널 작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가 입소문을 타며 연일 화제성 1위를 기록하는 등 콘텐츠 사업에서 눈부신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인터넷TV(IPTV) 고객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해온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10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조성해 ‘콘텐츠 공동 전략수급을 위한 업무 협력’을 맺는 등 국내 업체 간 유례 없는 협력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경쟁업체와의 손을 잡고서라도 넷플릭스 등 대형 글로벌 업체들을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티빙과 시즌 합병에 이어 국산 OTT 업체들이 연합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합병을 발표하며 "양사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NO.1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생충, 미나리를 시작으로 오징어게임, 종이의 집까지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무섭게 확대하고 있다. 탄탄한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글로벌 OTT가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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