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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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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국판 스티브 잡스' 창업꿈 열기 '후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03 15:36

중기부·소진공 주최 '강한 소상공인 오디션' 가보니



13대 1 경쟁률 통과 100팀 치열한 아이디어·제품 경연



콜드브루 5분만에 추출, 반려동물 신선사료 등 차별화



34팀 선발 1차 지원, 10월 최종 10팀에 스케일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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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노들섬 라이브공연장에서 진행된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오디션’에 참가한 이상준 소닉더치코리아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하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 "안녕하세요, 저희는 콜드브루를 만드는 ‘소닉더치코리아’입니다. 콜드브루(차가운 물에 우려낸 커피)는 카페인이 적고, 냉장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름철 세균번식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우연히 운동에너지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보고 이 기계를 만들게 됐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이촌동 한강 노들섬 라이브공연장.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공동으로 올해 처음 개최한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오디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참가팀의 하나인 소닉더치코리아의 이상준 대표가 오디션 무대에 올라 다소 긴장한 얼굴로 정면의 심사위원단에 큰 목소리로 인사한 뒤 소닉더치코리아의 창업 아이디어와 사업 계획 등을 피팅(프레젠테이팅, PT)하기 시작했다.

28∼29일 이틀간 열린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오디션’에서 소닉더치코리아 외에도 반려동물 신선사료부터 제주전통발효음료, 반려식물 등 ‘소상공 부문’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를 꿈꾸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자신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ㆍ아이디어로 오디션 무대에 올랐다.

강한 소상공인 성장사업은 생활문화 기반 유망 소상공인들을 발굴하고 소상공인만의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사업이다.

오디션(PT 경연)과 제품전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총 100개팀이 본선 무대에 섰다. 지난 3월 예선에서 무려 1324명의 소상공 스타트업 참가자들과 13.2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서류·대면 평가를 거쳐 선정됐다.

이번 오디션에서 다양한 기술이나 아이템을 보유한 회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소닉더치코리아는 콜드브루를 만드는 기계를 선보였다. 콜드브루는 카페인 함량이 기존 커피보다 낮고, 냉장보관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사람들이 선호하지만 우려내는데 시간이 걸린다게 단점이다.

이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닉더치코리아는 소리에서 발생하는 파장을 이용한 ‘소닉 사운드 웨이브 기술’을 적용한 ‘소닉 더치’를 선보였다. 5분 정도의 시간으로 콜드 브루를 추출할 수 있고,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을 통해 원하는 음악을 선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오디션 참가팀 ‘프레시아워’는 반려동물 신선생 맞춤식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온라인 구독 서비스를 주업으로 삼는 이 기업은 ‘아트블렌딩’이라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전문 회사와 협업을 계획했다. 온라인을 활용하는 기업이 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려 하는지 묻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프레시아워 참가자는 "주고객층인 강남 지역에 사는 30대 전문직 여성들은 실제로 보고, 사용해 볼 수 있는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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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29일 이틀 간 서울 노들섬 라이브공연장에서 진행된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오디션’ 전시회 전경. 사진=김하영 기자


오디션 참가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는 마케팅 회사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알리려는 계획이 많았다. 제주 전통누룩발효음료인 쉰다리를 판매하는 ‘느티나무’는 "‘보구정제주’라는 마케팅 회사를 통해 ‘제2의 불가리스’를 꿈꾼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 쿠팡, G마켓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JQ의 인증도 마쳤다.

제품의 고급화를 목표로 내세우는 기업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반려식물을 판매하는 써니사이드플랜트는 식물의 고급화라는 목표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식물 양육 방법이 적힌 ‘집사카드’와 30일 이내 식물이 시들 시 제공하는 ‘세컨드 찬스’를 제공했다. 써니사이드 플랜트는 도자기 제품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도농도예’와 협업해 기존 서비스에 더해 월 30여 개 생산가능한 ‘달항아리’ 화분과 2000개 한정 NFT를 제공하는 고급 라인 출시에 대해 설명했다.

이지은 써니사이드플랜트 공동대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메일을 통해 알게 됐다"며 "타 분야와 협업을 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은종훈 공동대표는 "처음 시작할 때 생각했던 사업 방향을 돌이켜보고, 새로운 사업 방향을 잡아보는 기회가 됐다"며 피칭대회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에 오디션 심사위원들도 날카로운 질문으로 옥석 가리기에 열성을 다하면서도 창업자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문제상 위캠 이사는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정과 능력을 가진 소상공인들이 발전해나갈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잘 준비된 아이템과 본인 역량을 적극적으로 잘 설명해 받게 되는 상금으로 또 한번 발전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다른 심사위원도 "소상공인들이 다양한 아이템을 라이프스타일에 잘 접목하고, 점프업하려는 노력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오디션을 관람했던 최지안 씨(29· 서울 영등포구 거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소상공인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하며, "특색과 가치를 지닌 다양한 업체들이 많이 발굴돼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며 참가팀들을 응원했다.

한편, 중기부는 이틀간 진행된 오디션을 거쳐 34개팀을 ‘강한 소상공인’으로 선정했다. 1차 인증 선발전의 성격을 띤 이번 오디션의 수상팀에는 강한 소상공인 인증서와 함께 ‘2Xel 성장 프로그램(기획, 제작, 검증, 개선 패키지 지원)’에 사용될 사업화 자금 최대 5000만원이 지급된다. 운영기관인 엔피프틴파트너스, 중소상공인희망재단,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 프로그램도 추가제공된다.

1차 인증 34개팀은 오는 10월 초 ‘강한 소상공인 파이널 피칭대회’에서 스케일업 자금을 따내기 위한 최종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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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소상공인 선발현황(소상공인+창작자). 자료=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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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소상공인 선발현황(소상공인+스타트업). 자료=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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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소상공인 선발현황(소상인+소공인). 자료=중소벤처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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