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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 학장 |
대기업에서는 혁신이 어렵다. 대기업은 혁신자라기 보다는 실행자이며, 대부분의 경우 기존 사업을 최적화하는 것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문화·경영 시스템·인센티브는 모든 사람들이 미래의 성장 사업을 육성하기보다는 핵심 사업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도록 한다. IBM의 전 최고경영자인 루 거스너는 한때 파산직전까지 간 IBM을 흑자전환시키기 위해 문화와 가치, 행동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고 말했다. 거스너가 취임한 1993년 IBM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거스너는 TF팀을 구성해서 신사업 성과가 낮은 이유와 대책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TF팀은 IBM의 조직과 시스템이 기존 사업 관리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BM 리서치 랩에서는 많은 발명이 나오고 전 세계 어느 회사보다 특허가 많음에도, 대부분의 IBM 사람들은 현재 제품을 판매하고, 현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집중했다. IBM의 경영 및 인센티브 시스템은 회사를 더 높은 가격 대비 수익 비율을 가진 더 높은 성장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동보다는 단기 수익과 주당 수익 개선을 중시했다. 시장 조사에 대한 IBM의 접근 방식은 신흥 시장, 기술 및 비즈니스가 아닌 현재 시장과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이 회사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선택하고, 실험하고, 자금을 대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 견인력을 얻지 못한 사업체를 식별하고 종료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부족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사례가 삼성전자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입사 5년차 반도체 엔지니어가 이재용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에게 과도한 납기 설정과 낮은 업무 성취, 연구소 내의 열패감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빠른 속도, 원가 절감은 후발 주자였던 삼성을 스마트폰·TV 세계 1등으로 이끈 원동력이었지만, 정상에 오른 뒤에도 여전히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 빠져 혁신을 이끌지 못한다는 토로다.
IBM의 경우, 조직과 시스템이 기존 사업 관리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 조직들이 각자 담당하고 있는 사업 관리에만 몰두하다 보니 신사업 추진에 관심이 없었고 세계를 선도하던 혁신기업의 자리를 후발주자에게 내주어야만 했다. 삼성전자가 현재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IBM의 잘못된 전철을 밟을 것이 자명하다.
IBM은 혁신기업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단기 이익에만 집중하던 기존의 기업문화와 가치를 바꿨다. 그리고 미래를 대비한 신흥 사업기회에 전념하는 부서를 설치하여, 단기 매출이나 이익성과평가의 부담을 덜어내고 장기 연구개발(R&D)에 집중하였다. 신사업 전담 조직인 ‘EBO’를 운용하여 기업의 미래 성장을 위해 파괴적인 혁신을 활용하는 새로운 벤처를 육성하였으며, 향후 고도성장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인내를 가지고 투자를 하였다.
그 결과, 2011년까지 190억달러의 수익 증가를 이루었으며, IBM 전체 수익 1070억달러의 20%가 EBO에서 창출되었다. EBO들은 IBM의 포트폴리오의 총체적 재무성과를 획기적으로 올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전환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IBM이 다시 혁신기업의 위치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단기적 결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의 이익에만 매달려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 미래사업에는 소극적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운영상의 우수성과 집중력을 달성하는 동시에,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미래의 공격적인 성장을 이끄는 데 필수적인 파괴적 혁신을 육성해야 한다. 경영진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혁신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정 역량(기술 및 마인드셋)을 개발해야 한다.
즉, 사업을 주력사업·성장사업·미래사업으로 구분하여, 이들 사업들을 동시에 추구하고,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며, 각 사업에 맞는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주력사업에만 매달리거나 만족하지 말고, 기업의 성장을 위해 미래사업에 대한 연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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