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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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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전기위원회 재편, 에너지안보의 컨트롤타워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25 10:00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손성호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 정부가 구성하여 운영하는 위원회의 수는 2010년을 전후로 500개가 넘었고, 작년 통계 기준으로 600개를 웃돈다. 소속별로 보면 대통령 산하 22개, 국무총리 산하 60개이며, 나머지는 각 부처에서 운영하는 위원회로 지난 10년 동안의 증가분이 대부분 여기에 포함된다. 성격별로는 행정위원회의 수가 지난 10년 동안 40여 개 내외로 비교적 적절하게 관리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에, 각종 자문위원회는 지속해서 증가해 왔다.

대통령실 축소 등을 통해 작지만 강한 정부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고자 하는 현 정부에 있어 각종 위원회에 대한 역할 검토 및 통폐합 등의 조정은 분야별 전문가 역량을 집중시키고, 정책 간의 정합성 및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에너지 산업에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전기위원회는 무역위원회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속기관으로 편제된 행정위원회이며, 20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논의되던 2001년 당시, 전기사업법 제53조1항에 따라 전기사업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과 전기사용자의 권익 보호 관련 사항 심의, 그리고 전기사업 관련 분쟁의 재정을 위한 기구로서 신설됐으며, 전기사업의 인허가뿐만 아니라 전력거래가격, 전력시장의 관리 및 운영, 전력계통 신뢰도 관리, 그리고 구조개편 등에 관한 사항들을 심의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구조개편이 중단된 이후에는 발전사업 인허가에 대한 사항이 안건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새 정부가 전기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및 지위 격상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용의 편의성 및 다른 에너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따른 대체적 수요 증가로 전기의 사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어온 상황이나, 국내 주요 산업들의 디지털화 및 전장화 등으로 산업적 경계가 확대되고 있는 시대적 변화를 고려하면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전력시장의 프로슈머(prosumer) 확대 및 복잡성 증대에 따라 전력시장 개편의 필요성은 몇 년 전부터 논의되어 오고 있었으며, 최근 국제적 에너지 위기와 맞물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가격 신호를 현실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 재편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는 분위기이다.

명시적으로 전기위원회는 부처로부터 독립된 구조와 지위를 이미 갖고 있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영문명인 "Electricity Regulatory Commission"에 사용되고 있는 "commission"이라는 단어는 ‘맡기다’라는 의미의 "commit"를 어원으로 갖고 있으며, 위임된 권한을 갖고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독립성’이 위원회의 또 다른 단어 "committee"보다 더 강조되어 있다. 하지만 위원 9명 중에서 유일한 상임위원 자리를 해당 부처의 실장이 겸임하는 구조를 하고 있어서, 개별부처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몇몇 다른 위원회와 비교해 보면 덜 독립적으로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전기위원회가 해결해 나아가야 할 전기요금 체계의 개선 및 전력시장 개편 문제는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에너지·자원을 총괄하는 산업자원통상부 뿐만 아니라, 물가를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그리고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문제를 풀어가는 환경부 등 다양한 부처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과 적어도 동등한 입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정부조직법 제2조2항에 명시된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그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등과 같이 중앙행정기관의 성격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전문성이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방통위나 원안위 등과 같이 위원장 및 위원 1명 이상을 상임위원으로 두고, 현재 과(課) 수준으로 10명 이하의 인력으로 구성된 사무국의 인력자원을 확보함으로써 풀어나가야 할 주요 사안들에 대한 집중성 및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의 전력혁신정책관 산하 전력시장과를 전력시장 관리 및 운영의 획일화 측면에서 전기위원회로 이관하고, 산업부는 원안위와 별개로 원전산업정책국을 운영하는 것과 같이 전력산업의 정책 및 관련 기술혁신에 보유 자원을 집중하는 구조로 운영되면 어떨까 싶다. 그렇더라도 전기사업법 제47조의2에 명시된 전력수급 및 전력산업기반조성에 관한 심의기구인 전력정책심의회가 전력산업의 기반조성 측면에서 산업부 산하에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전력산업에 대한 산업부의 역할이 많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쪼록 전기위원회의 역할과 비전이 시대에 부합되도록 정립되어 전기산업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 됨으로써, 전후방 산업을 튼튼하게 연결해 줄 수 있는 기반산업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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