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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게임체인저’ 현대차, 미래차 시장 판 바꾼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25 18:00

전기차 분야 과감한 투자 "2030년 국내서만 144만대 생산"



자율주행차·UAM 등 기술도 적극 개발...로봇과 접목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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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생산 라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들어 글로벌 언론사들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그동안 대중적인 차를 싸게 파는 ‘패스트 팔로워’ 취급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권위 있는 상을 휩쓸며 ‘탑티어’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빌리티 시장 무게추가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이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기회다.

현대차그룹이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승부처는 전기차 분야다.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등 내연기관차 강자들이 기존의 패권을 놓지 않으려다 해당 분야 진입이 크게 늦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생 기업인 미국 테슬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빠른 변화와 적응력을 지닌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투자 계획을 촘촘하게 짜고 있는 배경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에서 국내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올해 35만대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대까지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144만대는 2030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양사는 이 시기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23만대로 계획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전기차 개발·수출 지원, 경쟁력 있는 ‘K-배터리’ 회사들과의 협업 등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투자하는 21조원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과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 및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그리고 전기차 관련 다각도의 신사업을 모색하는 전략제휴 등에 활용된다. 특히 기아의 경우 오토랜드 화성에 국내 최초 신개념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시대를 주도했던 과거와는 달리 전기차 시대에는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현대차그룹은 확실한 탑티어 도약을 위해 성공적으로 달려오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25만 2719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톱5’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7만 6801대로 전년 동기(4만 4460대) 대비 73% 증가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는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도 현대차그룹이 눈여겨보고 있는 미래 먹거리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와 합작사 모셔널을 세워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에 운전자가 없는 차의 내부를 구현한 ‘온돌방 모빌리티’를 공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UAM은 국내에서 ‘팀 코리아’를 결성하는 한편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인천공항공사, 대한항공, 현대건설, KT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들은 △UAM 생태계 구축 및 사회적 수용성 증대 활동 협력 △UAM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노력 수행 △UAM 사업 협력 로드맵 공동 추진 및 실증사업 협력 △K-UAM 로드맵 및 UAM 팀코리아 활동 공동 수행 등을 위해 힘을 모은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UAM 법인인 슈퍼널은 최근 영국 코번트리에 UAM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 ‘에어원’을 세웠다. 에어원은 전세계 최초로 건립된 UAM용 수직이착륙장이다. 수직이착륙기(eVTOL)와 승객용 항공 택시, 물류용 드론 등이 이 곳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UAM 시장이 2040년까지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취임 시기와 맞물려 미래차, 로봇 등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며 "새로운 모빌리티와 로봇 기술의 접목이나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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