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알뜰폰(MVNO)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의 리브 엠(Liiv M)을 두고 경쟁 유통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과도하게 낮은 요금제를 제공하는 데다 사은품 프로모션 등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중소 유통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커지자 유통업체들이 이를 견제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이동통신3사의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경쟁사의 흥행 또한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리브 엠의 이달 중순 가입자수는 약 28만명으로 3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뜰폰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만큼 점유율은 약 3%에 해당된다.
리브 엠이 당장 알뜰폰 시장 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유통업체들이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통3사 서비스판매 대리·판매점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지난 15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해 달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내고 내용을 공개했다. KMDA는 항의서한에 리브 엠은 현재 도매대가(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 내는 대가) 3만3000원인 음성·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24개월간 최저 2만2000원에 제공하는 등 막대한 요금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쿠팡에서 자급제 아이폰13을 구매한 고객이 리브 엠에 가입하면 최대 22만원 상당의 혜택을 줘 방송통신위원회 가이드라인 위반이란 지적을 받기도 하는 통신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판매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KMDA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브 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가를 받은 만큼 요금제 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업체 반발에 대해 일각에서는 휴대폰 자급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통점들이 알뜰폰 시장 확대를 우려하는 것이란 반응도 내놓는다. 휴대폰 자급제는 소비자가 직접 휴대폰을 구입하고 원하는 통신사를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 기간이 없고 통신비도 저렴하다. 자급제가 확대될 경우 그동안 휴대폰과 요금제를 결합해 팔았던 대리점·판매점의 마진이 줄어들게 되는 만큼 리브 엠이 알뜰폰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게 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
▲KB국민은행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엠'(Liiv M) |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점유율 제한조차 받지 않는 리브엠의 흥행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2월 말 이통3사 자회사의 휴대폰 회선 가입자 점유율은 전체 631만명 중 321만명(50.9%)을 차지했다. 단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한 과기정통부 방식으로 계산하면 점유율은 31.8%로 낮아진다. IoT 회선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인데, 이통3사 자회사들은 휴대폰 회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휴대폰과 IoT 회선을 나누지 않는 현재 방식은 시장을 왜곡하고 있어 산정 체계를 바꾸고 이통3사 자회사의 시장 과점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 자회사 사업자 등록 조건으로 점유율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뒀다. 반면 리브 엠은 통신사가 아니라 시장 점유율 제한을 받지 않는다. 얼마든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어 유통업체에서 일찌감치 견제구를 날린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존 알뜰폰에는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예를 들어 기존 알뜰폰의 경우 통신사 혜택을 이용할 수 없었던 것에 반해 리브 엠은 2회선을 보유할 경우 생활서비스 등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MVNO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했고, 금융상품과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서면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이동통신 조사 전문기업인 컨슈머인사이트의 2021년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알뜰폰(63%)이 만족도 1위를 기록했고, 알뜰폰 사업자 중에서도 리브 엠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유통업체의 경우 국민은행처럼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알뜰폰 시장이 이제 성장 단계에 들어선 만큼 벌써부터 규제를 가하는 것은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당장은 규제 보다는 자율 경쟁을 통해 시장이 안착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업체들 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되면 통신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더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도입 취지 자체가 소비자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을 막을 경우 시장은 오히려 침체될 수 있다. 그보다는 업체간 상생하고 소비자들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2026 투자노트-➂자동차] “관세는 상수, 성장은 변수”…수익성 승부수는 ‘로봇’](http://www.ekn.kr/mnt/thum/202512/news-a.v1.20251224.570a1c569424443ea11fae3d45147379_T1.png)


![[EE칼럼] 대통령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 기후부](http://www.ekn.kr/mnt/thum/202512/news-a.v1.20251222.88272328e22b4f0b9029ff470d079b13_T1.jpg)
![[EE칼럼] 에너지 해결과제들의 구조 변화](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409.2085f7584f5843f6bd4585a665a8aee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대통령, 반도체 앞에서 원칙을 묻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이슈&인사이트] 정보 보안에 대한 발상 전환](http://www.ekn.kr/mnt/thum/202512/news-a.v1.20240716.800c606b01cc4081991c4bcb4f79f12b_T1.jpg)
![[데스크 칼럼]쿠팡에게는 공정한가](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109.63f000256af340e6bf01364139d9435a_T1.jpg)
![[기자의 눈] “왜 접냐” 비웃음은 틀렸다…삼성 트라이폴드가 증명한 ‘도전의 값어치’](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23.0aef476b35944bbabf0baa2cb944dff2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