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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와 선 긋기에 나서면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는 취지에서 미국, 유럽 기업들이 앞다퉈 제재에 동참하는 ‘사업철수’를 선언했지만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우리 기업은 쉽사리 발을 빼기는 힘든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모든 선적을 중단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LG는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글로벌 선사들이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며 해상 물류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LG전자 역시 해상 물류 차질로 인해 러시아 선적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지 지역에 공장을 두고 가전제품과 TV를 생산한다. 물류난이 장기화할 경우 공장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은 러시아를 비롯해 독립국가연합(CIS)에 공급된다.
삼성전자도 앞서 이달 초 러시아에 대한 모든 선적을 멈춘 상황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6일 주주총회에 참석해 "러시아에 대한 제품 공급은 중단된 상태"라며 "사업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다양한 위기대응 계획을 준비해 면밀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서 TV공장을 운영한다.
◇ 높은 현지 점유율·생산공장 등 투자 규모 커...사업 유지에 무게 둘 듯
전쟁 리스크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보이콧 행렬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애플과 테슬라 등 미국 회사들이 러시아에서 발을 빼는 상황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직접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난민에 6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인도적 조처를 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러시아에서 올리는 매출 자체는 한 자릿수 수준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및 주변 국가에서 거둔 매출은 2조 335억원으로 전체 2.7% 규모에 불과하다.
하지만 러시아 시장이 갖는 가치는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창기 현지 시장에 진출해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현지 점유율이 30%에 달하며 높은 호응도를 얻었다. LG전자도 러시아 가전제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구 기업이 잇달아 사업 철수를 선언하자 러시아 쪽에서는 강경 대응 의지를 피력하며 압박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일 "생산을 중단하려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며 "외부 경영진을 도입하고 이들 기업을 일하고 싶은 이들에게 넘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실상 외국 기업 경영권을 몰수해 국유화하겠다는 주장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지 인력고용 규모 등 사업 철수에 따른 파급효과가 큰 데다 한번 현지 시장에서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사업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동유럽 시장은 매해 높은 성장률을 보여 현재 매출 비중이 작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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