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5일(월)



[EE칼럼] 이념 앞세운 전원믹스, 실용적 관점서 새로 짜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17 10:15

온기운 에너지정책합리화교수협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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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운 에너지정책합리화교수협 공동대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새로운 정부가 5월 10일 출범한다.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간 정책을 대폭 수정해 선거공약에서 내세운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국정 슬로건에 맞춰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다. 정부가 ‘진보’ 정부에서 ‘보수’ 정부로 바뀌는 만큼 분야에 따라서는 정책 전환이 급격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너지 분야에서는 이념보다는 실용적 관점에서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 그것이 국익과 기후환경위기 극복이라는 대내외 목표 달성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에너지 정책이 추구해야 할 목표로는 ‘3E‘, 즉 에너지안보(Energy Security)·경제성(Economy)·환경성(Environment) 등이 일컬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목표는 동시에 추구하기 힘든 ‘트릴레마(trilemma)’가 존재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원믹스의 최대 공약수를 도출하는 것이 새 정부의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원전과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친환경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노후 10기의 설계수명 연장을 중단하며, 월성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등의 정책을 취했다. 또 2030년 기준으로 가동 후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설비 24기를 폐지하고, 나머지 석탄발전 설비의 연간 발전량 상한을 제약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2034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2.2%로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탈원전을 근간으로 하는 문 정부의 이러한 전원믹스 정책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 에너지안보성이 취약해지고, 경제적 비용이 커지며, 온실가스 감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준(準)국산 연료인 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전을 퇴출시킴으로써 최근과 같이 세계적으로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가격이 폭등하고 국가간 물량 쟁탈전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에너지안보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률은 원자력을 포함할 경우 85%, 제외할 경우에는 96%다. 원자력이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탈원전에 따라 한전의 LNG발전 구입량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LNG가격 급등으로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한전의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각각 전년 대비 4조 6136억원, 5조 9069억원 늘었고, 이에 따라 한전의 영업수지가 5조 8601억원 적자로 전년 4조 863억원 이익에서 곤두박질쳤다. 또한 기저발전 축소와 LNG가격 상승으로 계통한계가격(SMP)이 지난해 1월 kWh당 평균 70.7원에서 올해 2월 평균 196.9원으로 폭등했다.



온실가스 감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무탄소 청정에너지인 원전의 비중이 줄고 LNG발전이 늘면서 지난 4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목표 대비 7300만톤 초과했다. 2017~2019년에 전환 부문에서 이산화탄소(CO2)를 2200만톤 줄였어야 하나, 실제로는 화력발전 증가로 3년간 이산화탄소 누적증가량이 5100만톤에 달했다.

이러한 문정부의 전원믹스 정책 문제점들을 고려할 때 새 정부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해 전원믹스를 재수립해야 한다. 첫째, 탈원전 정책을 조기 폐기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화석연료 비중의 최적화를 도모해야 한다. 에너지안보와 경제성, 온실가스 감축 등의 측면에서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고, 2030년까지 설계수명(30~40년)이 도래하는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며, 건설계획이 백지화된 천지 1·2호기와 신규 1·2호기의 건설도 다시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 목표는 탈원전 정책 폐기에 맞춰 하향 조정해야 한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70.8%로 설정했지만 이는 사실상 달성 불가능하다. 입지여건·일사량·풍속·주민의 반발·막대한 경제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그렇다. 계통연계비용·계통안정화 비용·직류송전비용·배전 비용 등에만 수백조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석탄과 LNG발전은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 변화에 맞춰 그 비중을 조절해 갈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 차원에서 석탄발전은 축소를 지속하되 현재 건설중이거나 가동된지 얼마되지 않은 설비는 설계수명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을 폐기할 경우 안전성(Safety) 면에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측면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신규 원전 건설이 재개되거나 새로 추진될 경우 사용후핵연료 문제가 더욱 절박해지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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