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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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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텃밭' 유럽서 생산능력 확대 속도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15 15:09

LG·삼성·SK 등 헝가리·폴란드 공장 증설 순항
유럽 친환경 보조금 확대로 전기차 수요 급증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업들이 판매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활약하는 유럽 시장에서 투자를 확대하며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유럽 내 전기차 선호도가 늘어나고 친환경 차량에 대한 보조금이 확대되면서 현지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럽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유럽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가 밀집해 있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경쟁 우위를 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2공장 연내 가동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지난 2017년 준공된 괴드 1공장을 유럽 완성차 고객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1공장 생산능력은 연 30GWh 규모로 추정된다.

여기에 ‘젠5(Gen.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괴드 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유럽 내 배터리 생산능력은 연 40GWh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괴드 공장을 통해 BMW와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고객사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7년 준공한 폴란드를 유럽 공략 거점으로 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코비에르지체 공장 현재 생산능력은 약 70GWh 규모로 유럽 전기차 수요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시장에서 공급하는 물량은 전체 70%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해당 공장 생산능력을 2025년 100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SK온도 유럽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헝가리 코마롬에 있는 공장 두 곳에 이어 이반차에 3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생산 규모는 지난 2020년 착공해 현재 운영 중인 7.5GWh 규모 1공장에 이어 올해 가동을 앞둔 10GWh 2공장, 2024년 가동 목표인 3공장 30GWh까지 도합 47.5GWh 수준이다.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은 현지 완성차 고객사를 통한 기확보 수주를 근거로 빠르게 생산능력을 키워왔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예상을 상회하는 수요 증가세에 공급량이 달리는 상황이라 생산능력 확대가 가파른 편"이라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과 동맹을 맺고 진출하는 미국 시장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SK온은 최근 국내 배터리 3사 최초로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유럽에 진출하기로 했다. 미국 포드, 터키 현지기업 코치와 터키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다. 3사는 최대 연 45GWh 규모 생산공장을 건설해 이르면 2025년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유럽은 세계 주요 자동차 브랜드 모인 주요 전기차 시장이다. 점유율 기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10대 자동차 브랜드가 포함된다. 여기에 판매량 자체는 높지 않지만 일부 고급 자동차 회사가 몰려 있어 가치가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도 지난해 승용차 기준 2억 4300만대 수준. 미국 2억 7300만대, 중국 2억 5800만대와 함께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올해에도 30% 가까운 시장 성장률이 전망된다. 특히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은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가파른 확대가 예고된다.

유럽 정부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확대하며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은 보조금 규모를 늘리고 중고차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꿀 경우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대한 유럽 의존도가 가시화되면서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화석연료 소비를 지양하는 움직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배터리 업체들도 생산 능력을 지속 확대하는 추세"라며 "특히 유럽은 일반 상용차에 더해 고가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업체도 몰려 있어 고사양 배터리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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