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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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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가격 폭등에 전기차 업계 한숨...테슬라는 반사이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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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인 니켈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기차 업계의 한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니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하는 테슬라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나는 시각도 나온다.

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니켈 가격은 톤당 4만 299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평균 가격보다 77.8%, 전년 대비 132.5% 폭등한 수준이다.

니켈 가격은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장중 한때 111% 급등해 역대 최고가인 톤당 10만 136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사태로 니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에 가격이 오른 데다가 쇼트 스퀴즈(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자산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까지 겹친 탓이다. 이에 LME는 니켈 거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글로벌 니켈 공급의 약 10% 가량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미 경제매체 CNBC는 8일(현지시간) "니켈의 가격 급등은 자동차 업체들의 야심찬 전기차 계획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의 대러 제재로 니켈 공급부족 사태가 지속될 경우 전기차를 제조하는 자동차업체들은 니켈값 인상분을 흡수해 이윤을 줄이거나 소비자 가격에게 전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전기차의 비싼 가격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업계가 고군분투해왔지만 오히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7일 투자노트를 통해 "이 노트를 작성한 시점에서 니켈 가격은 하루만에 67.2% 폭등했다"며 "이는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비용이 1000달러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조나스는 이어 "니켈의 가격 폭등은 제너럴모터스, 포드 등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야심찬 전기차 계획을 흔들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런 업체들의 수익, 전기차 보급률 등에 대한 기대감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니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배경에는 배터리를 제조하는데 있어서 니켈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에다. 특히 우리나라 배터리 제조사들은 니켈 함유량을 높이는 고성능 ‘하이 니켈’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에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밀도가 향상돼 전기차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CNBC는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은 니켈 비율이 60% 이상인 배터리를 사용한다"며 "테슬라에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니켈 공급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도 전문가들은 니켈 공급부족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리스타드에너지는 2024년부터 니켈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작년에 전망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니켈 가격은 연초부터 지난달 23일까지 20% 가까이 오르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전기차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공급망 문제로 주요 전기차 모델 가격을 20% 인상한다고 발표했지만 고객들의 비판으로 가격 인상안을 밝힌지 하루만에 철회했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테슬라는 보급형인 ‘스탠다드 모델’에 LFP 배터리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작년에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일부 차종 및 특정 지역 출시 제품에 한정 적용했던 LFP 배터리를 앞으로는 모든 스탠다드 모델에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LFP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등이 포함되지 않아 주행거리가 짧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비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CNBC는 "니켈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우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또 다시 테슬라 뒤를 쫓아가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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