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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상 아직 안했다"...2700선 깨진 코스피, 투자자들 ‘멘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27 16:18

외인-개인 동시 팔자...작년 12월 이후 첫 2600선



연준, 연내 기준금리 수차례 인상 가능성 열어둬



3월 기준금리 인상 전까지 시장 불확실성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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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p(3.50%) 내린 2,614.49에 마감했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는 올릴 때까지 올린 게 아닙니다."

27일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여파로 코스피 2700선이 무너진 것과 관련해 국내 한 투자전략 전문가는 이같이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증시도 강세를 보이지만, 미국 연준이 실제 3월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까지는 시장에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94.75포인트(3.5%) 내린 2614.49에 마감했다. 2700선이 무너진 것은 2020년 12월 3일(2672.85)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2709.24로 보합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2614.49까지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1조6294억원, 1746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와 달리 기관투자자는 1조808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73% 내린 7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에너지솔루션(15.14%), SK하이닉스(3.4%), NAVER(3.19%), 삼성바이오로직스(5.94%), LG화학(8.13%) 등도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50종목 가운데 전일 대비 강세로 마감한 곳은 기아(1.8%), LG이노텍(0.15%) 등 두 종목에 불과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364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277억원, 157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은 연준 정례회의 여파가 컸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미국 연방 금리를 현 수준인 0.00~0.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고용 상황 개선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강력한 노동 시장 탓에 금리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것이 곧 적절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이 3월을 시작으로 연내 기준금리를 5회 이상 올릴 가능성도 남겨두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에서 올해 남은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는 상방과 하방 리스크가 모두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데이터와 전망 변화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언급한 리스크는 코로나19 확산세, 공급망 차질, 높은 물가상승률 등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금리 인상 폭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에 비해 높은 물가상승률, 높은 성장률, 더 강한 고용 시장을 고려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3~4회 금리 인상, 연속적 금리 인상, 50bp(1bp=0.01%) 등 매파적인 행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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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 추이.


전문가들은 연준이 3월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전까지 시장에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금리인상기에는 한국과 미국 증시도 강한 랠리를 이어갔지만, 금리인상 직전에는 불확실성에 노출되면서 증시도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을 뿐, 실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았다"며 "금리 인상 직전에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증시가 약세를 보이다가 실제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에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들어 코스피가 10% 넘게 하락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이달 들어 공매도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수익을 본 종목은 엠투엔이었다.

엠투엠 현 주가는 5250원으로 공매도 평균가(1만781원) 대비 51% 하락했다. 이는 바꿔 말해 공매도 투자자들에 엠투엔 주가 하락에 베팅해 50%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에 대해 상장 폐지를 결정한 점이 주가에도 악재가 됐다.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20영업일 이내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는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혹은 1년 이하 개선기간 부여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엠투엔은 신라젠 지분 18.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공매도 투자자들은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에코프로비엠(25.16%)과 광주에서 대형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25%) 등에 대해서도 25%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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