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해외주식을 쪼개서 매수 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적립식, 자동 투자 등 각 사별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달 29일, KB증권은 이달 6일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13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로써 현재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2일 기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했던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두 곳을 포함, 증권사 20곳의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10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미국 주식을 소수점 이하 두자리 단위(0.01주)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최소 1000원, 최대 소수점 6자리까지 나눠 해외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미니스탁을 출시했다.
소수점 매매란 1주 단위의 주식을 0.1주 등 소수점으로 쪼개서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현재 1주당 가격이 975.99달러(약 115만원)수준인 테슬라를 0.1주(11만5000원)나 0.01주(1만500원)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실시간 매매는 불가능하다. 투자자가 소수단위 주문을 하면 증권사가 취합해 1주 단위로 매매주문 제출하게 된다. 의결권 행사는 투자 비중에 따라 의견을 취합해 행사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소수점 거래의 특징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QV와 나무(NAMUH)를 통해 서비스 신청 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원화 기준으로 주문할 수 있어 해 투자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미국 시장에 상장된 287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22종이다. 특히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중 유일하게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A를 거래할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A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44만3702달러(5억2500만원)로 워런 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다.
KB증권은 적립식 구매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지원한다. 한번에 10종목을 동시에 선택해 각 종목별 비중(금액)을 조정, 정기 구매를 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조정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소수점 매매로 1주 완성하기 기능도 제공한다. 종목별 10만원 이하의 매수 주문에 대해서는 종목 수와 관계없이 3개월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단, 기존 KB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인 마블로는 이용할 수 없고 ‘마블 미니’를 통해 소수점 매매가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간편 투자 앱 오투에서 소수점 거래를 할 수 있다. 오투 이용자 중 MZ세대가 56%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옮겨갈 필요 없이 이용하게 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자동 투자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원하는 종목, 금액, 주기, 투자기간을 설정한 후 이용이 가능하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3개월 만인 지난달 말 기준 신청 건수가 30만건을 넘었다. 현재 내년 말까지 매월 자동투자금액 40만원까지는 거래수수료도 면제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대신증권은 연내, 나머지 증권사들은 내년 중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내놓는다. 주 고객층이 2030세대인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등 빅테크 증권사도 포함된 만큼 전략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증권사는 이미 MTS 구성 단계에서부터 소수점 매매를 할 수 있는 기술적 분석을 마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미래 잠재 고객 유치를 위해 소수점 거래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소수점 구매 가능 종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각종 이벤트를 통한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