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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전기차 보조금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07 16:06

여헌우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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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실구매 가격이 내년부터 꽤 오를 전망이다.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줄어드는데다 ‘반도체 수급난’ 등 여파로 제조사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고 있어서다.

환경부는 최근 전기차 보조금 개정 초안을 만들어 업계와 공유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들어가는 전체 예산은 늘리되 1대당 보조금은 낮추는 게 골자다. 정해진 수순이다. 정부의 내년 친환경차 보급 목표는 올해(11만 6000여대)보다 2배 가량 늘어난 23만 5000여대다.

전기차 보조금에는 언제나 ‘형평성 논란’이 따라붙는다. 전 국민이 모은 세금을 일부 차량 구매자들에게 몰아주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세컨카’ 쇼핑에 혈세를 투입하는 게 맞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전세계 대부분 국가가 우리와 비슷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다만 그 내막이 전혀 딴판이다. 미국과 중국은 자국 기업들에게만 노골적으로 세금을 몰아주려고 한다. 미국 의회는 노동조합이 결성된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진 전기차 등에 추가 세액공제를 지원하려고 논의 중이다. 중국은 일찍부터 자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에만 보조금을 줬다.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로 여겨 전략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우리나라는 반대로 외국 기업들에게 국민 혈세를 퍼주고 있다. 올해 1~3분기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4만 8720대) 중 미국 테슬라(1만 6287대) 비중이 33%를 넘는다. 전기버스의 경우 중국산 점유율이 이미 70%를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중국과 전기차 무역수지 적자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미국과 교역에서만 5억달러 이상 적자를 봤다.

크게 두 가지 대응책이 있다. 미국·중국처럼 국산 전기차·배터리에 지원책을 강화하던가, 양국이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정부와 공무원들이 이 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다고 믿는다. 당장 내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방법을 얼마나 ‘절묘하게’ 수정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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