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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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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플랫폼법'…ICT업계 vs 소상공인 극한대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06 16:10

ICT업계 "성급하게 법안 통과땐 혁신서비스 다 죽인다"
시민단체 "불공정거래가 되레 생태계 위협 법 통과를"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와 소상공인 측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6일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이 소속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한국소비자법학회와 함께 관련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열자, 이날 참여연대 등 5개 시민단체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 ICT 전문가들 "관련 법안 중복규제 조항 상당…성급한 통과 안돼"

이날 한국인터넷기업협회&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온라인플랫폼법 도대체 무엇인가’ 긴급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의 중복 규제 조항이 여전히 남아있다"라며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 없이 성급하게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산업 성장을 저해만 할 것"이라고 날서게 비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정신동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유럽연합(EU)에서는 P2B(Platform to Business) 규제법을 제정하기까지 3~4년 간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라며 "그런데 우리는 논의가 시작된 지 불과 10개월 만에 법을 제정한다고 해 그간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법안에는 공정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통위 등 3개 부처가 협의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과연 공정위 소관의 법안과 방통위 소관의 법안이 중복되는 내용이 하나도 없는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라며 "주인 없는 법도 문제지만, 주인의식이 너무 강한 법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도 "부처 간 이견을 조율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규제 거버넌스 자체를 복잡화 시켰다"라며 "방통위 소관의 이용자보호법이 어떤 면에서 이용자 보호를 가져오는지도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에 공공 책무를 부여한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EU의 사례를 참고한다고 하는데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라며 "미국의 경우 사실상 시장의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구글을 겨냥한 법안이고, 토종 플랫폼이 없는 EU의 경우 미국의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중심의 4~5개 기업만을 적용대상으로 한다. 다양한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에서 관련 법안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산업의 발전을 막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온플법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6일 열린 긴급 토론회에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 시민단체 "불공정거래행위가 생태계 위협…조속히 법안 통과돼야"

이날 토론회가 열린 한국인터넷기업협회&스페이스 앞에서는 참여연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5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알고리즘 조작, 부당한 광고비·수수료 부과, 일방적인 정책 변경, 자사상품 우대, 타 플랫폼 입점 방해 등과 같은 불공정거래행위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조속한 법 제정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측도 정무위와 과방위의 법안소위에서 관련법안의 통과가 보류되자 지난달 29일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소공연 측은 "1년 넘게 끌어온 입법에 빨간불이 들어온 현재의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라며 "국회는 온플법의 신속한 제정으로 온라인 대기업들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한 울타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온라인플랫폼법 제정하라'<YONHAP NO-4020>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앞에서 열린 공정거래 가로막는 플랫폼 기업 항의 기자회견에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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