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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號 카카오뱅크, 은행주 속 나홀로 비상...플랫폼 기업 두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29 08:30

금리인상에도 은행주 하락…카뱅만 주가 상승

이달 외국인, 기관 사자 행렬



플랫폼 기업 성장주, 금리 호재 은행주 매력

중금리대출 안정적인 확대 여부 주목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도 힘을 내지 못하는 은행주 속에서 윤호영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뱅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주, 금리인상 호재를 받는 은행주의 매력이 동시에 부각되며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금융대장주로 안착한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과제였던 중금리대출도 확대하며 대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 은행주 약세 속 카카오뱅크는 상승세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카카오뱅크의 종가는 6만8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44%(300원) 올랐다. 시가총액은 32조4059억원으로, 코스피 10위(우선주 제외)를 기록 중이다. 은행주 중 시가총액이 두번째로 큰 KB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23조2021억원(15위)으로, 카카오뱅크와 9조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에도 26일 은행주들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나홀로 상승세가 돋보였다. 주요 금융사별 종가를 보면 KB금융은 5만58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28%(1300원), 신한금융지주는 3만6700원으로 1.74%(650원), 하나금융지주는 4만1750원으로 1.76%(750원), 우리금융지주는 1만2900원으로 4.44%(600원) 모두 하락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거센 점이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14거래일 연속 카카오뱅크를 순매수했다. 카카오뱅크의 외국인 취득률은 5.46%다. 기관들은 지난 10월에도 카카오뱅크를 꾸준히 사들였는데, 이달 10일부터는 13거래일 연속 카카오뱅크를 순매수했다. 26일 외국인들은 29억원어치 카카오뱅크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은 이날 카카오뱅크를 101억원어치 사들였다.

금리인상에도 기존의 은행주들은 규제 산업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높은 주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업이란 가치가 더해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단순 은행이 아닌 금융플랫폼 기업을 표방한다. 앞서 윤호영 대표는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가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영업이란 특수성을 가지고 금융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기존 산업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섹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존 은행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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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PO 프레스톡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에서 주식계좌개설, 신용카드 모집 대행, 연계대출, 광고, 카카오뱅크미니(mini) 등에서 발생한 플랫폼 수익이 늘어나 플랫폼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플랫폼 수익은 290억원으로 영업 수익의 10.5%를 차지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07%(105억원)나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67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한 해 순이익(1136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그러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은행인 만큼 카카오뱅크가 기준금리 인상의 호재를 받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대출자산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는 인터넷은행인 데다 내년에는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앞두고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은행은 많이 없는데, 카카오뱅크는 연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3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며 "오프라인 영업망을 갖추지 않고 있는 언택트 모델이라는 점도 손익을 늘리기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 중금리대출 비중 꾸준히 확대…이자마진 증가로

카카오뱅크가 중금리대출을 늘리며 이자마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인터넷은행들은 금융당국 요구에 따라 한해 목표치를 정해놓은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중금리대출 목표 비중은 20.8%다.

26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중금리대출 잔액은 1조9701억원이다. 대출 잔액 비중은 10월 말 기준 14.6%로 목표치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으나 매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금리가 높아 은행의 마진률 개선에 영향을 미친다. 단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대손비용이 늘어나는 우려가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속에 인터넷은행이 가지는 대출 차별화는 중금리대출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순마진율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에 따라 실제 카카오뱅크의 3분기 대출수익률은 전분기 대비 0.27%포인트 급등했다"며 "카카오뱅크 포트폴리오가 급변하는 시기라 NIM에서 대손비용률을 뺀 순마진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고도화한 신용평가모형(CSS)으로 안정적인 중금리대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 규제에 따라 카카오뱅크 돌파구는 중금리대출 확대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IT기술에 따른 신용평가모델은 중금리대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이용자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용평가 능력을 카카오뱅크가 입증해 낸다면 중금리대출 분야에서 대손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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