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1월 29일(일)



REC 시세 놓고 힘겨루기…발전회사는 내리려, 재생E업자는 올리려 담합의혹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03 16:28
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발전소. 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성격으로 지급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시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REC 수요자인 발전공기업 등 주요 발전회사와 공급자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REC 현물시장 가격이 최근 3년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한 것도 이런 시세 전쟁에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수만명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 중 일부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REC 현물시장 가격을 올리기 위한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동시에 발전회사들의 REC가격 낮추기 담합 의혹도 제기한다.

반면 발전회사 측에선 발전회사들끼리의 담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부인하면서 오히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담합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들이 실제 가격 담합을 통해 시장을 어지럽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REC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생산한 전력 만큼 발급되는 인증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REC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발전회사에 REC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캡처

▲REC 가격을 올리자고 독려하는 네이버 카페글 일부. 태사모


3일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인터넷 카페인 ‘태사모’ 등 인터넷 카페 등에서 REC 현물시장의 가격을 높게 올리자는 권고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해당 카페는 회원 수가 약 5만명인 다수의 태양광 사업자들이 이용하는 네이버 카페다.

한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발전회사들은 거래시장이 끝날 때쯤 되면 매수량을 확 줄이고 가격을 떨어뜨린 다음에 매수해 거래시장의 종가를 낮추려 하고 있다"며 "조직적으로 종가를 낮추려는 발전회사들의 시도가 보여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REC 구매 담당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발전회사들이 저렴하게 REC를 구매하려 하지만 법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REC 물량이 정해져 있어 과태료를 물지 않으려면 REC를 결국 구매할 수밖에 없다"며 "REC 구매 계획은 보안 사항으로 발전회사끼리 절대 공유하지 않아 담합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워낙 많아 이 발전사업자들끼리 가격 담합이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릇된 생각을 바탕으로 오히려 이 발전사업자들이 가격 담합을 시도하는 게 문제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REC 현물시장 종가에 민감한 이유는 종가를 기준으로 다음에 열리는 REC 현물시장의 상한가와 하한가에 영향을 미쳐서다. 종가가 높으면 다음에 열리는 REC 현물시장의 하한가도 높게 나와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이에 카페에는 REC 현물시장이 하루 거래량이 5만 개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상한가만 제시하라는 글이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 열린 REC 현물시장의 평균가는 1REC당 3만8930원이고 종가는 3만6600원이었다.

발전공기업 등 발전회사들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구매해야 할 REC 양이 정해져 있다. 구매할 수 있는 REC가 줄어들면 가격을 높게 제시해서라도 REC를 구매하고자 한다. 만약 REC를 의무량만큼 확보하지 못하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REC 유효기간 3년이 있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도 계속해서 REC를 보유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REC 유효기간이 지나면 REC가 소멸하기에 싼값으로라도 파는 게 낫기 때문이다.

이날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REC 현물시장의 평균 가격은 1REC당 3만5215원으로 지난 9월 3만1511원보다 11.8%(3704원) 상승했다. 지난 3월 REC 평균가격이 1REC당 3만6016원이었던 이후로 7개월 만에 3만5000원 선을 회복한 수치다.

지난달 1REC당 평균 가격 3만5215원은 3년 전인 2018년 10월의 7만9411과 비교했을 때 절반 넘게 하락했다. 지난 7월에는 3만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투자비용 회수가 어려워지자 가격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REC 현물시장에는 중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이 대부분 참여한다. 태양광은 풍력이나 바이오매스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보다 소규모로 운영이 가능해서다. 보통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은 발전회사들과 수의계약을 통해 REC를 판매하고 있다.

REC를 구매하는 발전회사들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등 6대 발전공기업과 포스코에너지, 파주에너지서비스, SK E&S 등 민간기업을 합쳐서 총 23개사다. 이 중에서 6대 발전공기업에 배정된 REC 물량이 전체 발전회사에 배정된 물량의 약 80%를 차지한다.

REC 거래시장 매주 화, 목요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장한다. 거래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5000억원에 이른다.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