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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화력발전소. 픽사베이 |
국내 기업들 또한 이번 사태가 공급망 쇼크로 작용할 것을 우려, 예의 주시하는 눈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부분 업계가 장기계약(1∼20년)으로 핵심 원자재를 도입하고 있어 당장의 영향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중국 에너지 대란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 등 주요국의 전력 부족으로 천연가스를 비롯해 석탄, 원유 등 에너지원 가격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어 국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 가격 정보를 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전력 생산에 쓰이는 전력용 연료탄은 t당 206.31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초 대비 155.40% 오른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산업계의 경우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큰 비중을 차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전력난이 길어질 수록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제철용 원료탄(동호주 항구) 가격이 t당 394.18달러로, 연초보다 290.69달러나 올랐다. 제철용 연료탄은 철광석을 녹일 때 쓰이는 열원으로, 철강 생산의 필수 원재료다.
철광석 가격 또한 지난 5월 t당 226.46달러까지 뛰었다가 최근 125.72달러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각 사별로 철강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 대부분을 장기계약으로 쓰고 있어 현재로썬 당장의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나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업계 역시 중국 전력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서다. 실제 중국 내 장쑤성 등 일부 지역이 전력난으로 전력 공급을 일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이 지역에 기반을 둔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들 역시 설비 가동률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망간 등의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수급 차질 현상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수급 차질이 빚어진다면 영향을 받게 될 국내 기업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다.
이들은 현재까지 가시적인 영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상황별 대책을 수립,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산업계에선 액화천연가스(LNG)와 알루미늄 가격 급등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들 도입과 관련해 장기 계약을 진행하고 있긴 하나, 에너지 대란이 계속될 경우 국내 역시 전기요금 및 가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동북아 지역 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는 11월 선적분 기준 100만BTU(열량단위) 당 56.326달러로 16.65달러, 42.0% 뛰어올랐으며 알루미늄 가격의 경우 11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가격은 전일 대비 4.07% 급등한 t당 3020불을 기록, 2008년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현재 중국이 전력난에 기록적인 폭우까지 내린 상황이라 현지 공장을 오랜 시간 돌리지 못하는 등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면 우리 기업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