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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재계 주요 그룹들이 ‘쇄신’을 위한 밑작업에 하반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불안정한 글로벌 환경과 20대 대선 등 정치 일정 등을 감안해 미래를 준비하고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올해 정기 임원 인사도 예년보다 빠르게 결정될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교체 폭도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지배구조 투명성 찾는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0일부터 사흘 간 그룹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세미나를 연다. 최태원 SK 회장을 필두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스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관계사 CEO 30여명이 참석해 내년 경영 목표를 두고 머리를 맞댄다.
‘파이낸셜스토리 구체화 방안’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세미나에서는 코로나 국면에서 그동안 최 회장이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 방법론으로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 전체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SK그룹은 지주사 SK가 도입한 이사회 개편안을 하이닉스, 이노베이션 등 핵심 관계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이사회 권한 강화와 투명성 확대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평가 및 후보 추천 △사내이사 보수 적정성 검토 △중장기 성장전략 검토 등 각 회사 현안까지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먼저 올해 말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평가 및 보상 권한이 주어진다.
이번 조치에는 수동적 역할로 제한됐던 이사회를 권한을 갖춘 핵심 기구로 탈바꿈시켜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최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 SK그룹이 최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SK온’과 ‘SK어스온’을 물적분할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에 몰두하는 만큼 시장에 신뢰받기 위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서두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룹 덩치를 키우는 과정이 오너 일가 지분 확대가 아닌 순수한 주주가치 재고에 방점이 찍혀있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SK그룹이 CEO 세미나를 마친 뒤 본격적인 임원 인사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연간 성과를 평가한 뒤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지배구조 및 승계문제 실마리 모색
삼성그룹은 승계 문제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청사진이 시급하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이후 조직 쇄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이재용 부회장이 4세 승계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왔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외부 컨설팅 작업을 맡겼다. 삼성은 보고서를 검토한 다음 연말까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해외 기업 사례뿐 아니라 상법 및 공정거래법 등 현행법, 보험업법 개정안 등을 반영해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출자구조 등 그룹 전체 지분 구도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 이후에도 총수 체제를 이어갈지 혹은 다른 방식으로 경영 구조를 확립할지도 삼성이 안고 있는 숙제다. 이 부회장이 직접 승계는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오너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배구조 쇄신과 함께 삼성이 조기 인사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수감된 후 임원 인사 교체폭이 크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중인 만큼 임원 인사 시기와 폭이 전년과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또 평소 빠른 인사 발표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일선 사업조직에 쇄신 의지를 확립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다듬는 방안 등이 논의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LG, 이달 사업보고회 열고 성과 평가
LG그룹은 이르면 이달 사업보고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별 한해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자리다.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앞두고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성과를 평가하고 어떻게 보완할지를 논의한다. 시기상 연말 인사와 맞물려 있어 그룹 임원에겐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LG그룹은 약 한 달간 일정으로 계열사별 연간 성과와 미래 사업계획을 점검하는 사업보고회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사업보고회를 직접 주재해온 만큼 이번 행사에서도 참석해 직접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를 필두로 화학, 유플러스, 디스플레이, 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이 참석한다. 계열사에서 현황과 전략을 보고하면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두고 구 회장 등이 함께 방안을 모색한다.
구 회장은 그동안 모빌리티와 배터리,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준비와 함께 ‘뉴 LG’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해왔다. 올해에도 LG화학에서 분리한 배터리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적인 독자 경영을 시작했고 LG전자가 지분 51%를 가진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 출범하기도 했다.
이번 사업보고회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수축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과 미래 준비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올해 신년 키워드로 질, 애자일, 디지털 전환 등 3가지를 내세웠던 것으로 안다"며 "해당 경영 과제를 중심으로 계열사별 성적표를 나눠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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