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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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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차세대AI '테슬라봇' 도전 나선 테슬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9.14 10:17

박현섭 티로보틱스 부사장/ 전 산업자원부 로봇PD



박현섭 티로보틱스 부사장

▲박현섭 티로보틱스 부사장/ 전 산업자원부 로봇PD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 미국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인공지능(AI) 데이에서 ‘전기차를 넘어선 AI 다음 단계’라는 슬로건 아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테슬라봇 개발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20kg 정도의 물건을 옮기며, 시속 8km로 이동하는 성인크기(177cm, 57kg)의 테슬라봇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지루하고 반복적이고 위험한 일을 대신할 것이며, 내년에 시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한 테슬라가 만든 자동차는 바퀴 달린 AI 로봇과 같고,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까지 고려하면 테슬라는 확실히 세계 최대 로봇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차에 탑재된 자율주행칩은 다양한 인공신경망을 갖춘 ‘추론 엔진’으로, ‘세상을 인식하여 길을 찾아 주행하는 방법’을 추구하며, 계속 진화 중인데. 이것을 휴머노이드 형태로 바꾸는 것이 테슬라의 비전이라고 선포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세계 유명 언론사들의 논평은 부정적인 시각 일색인데, 휴머노이드 기술의 현실적 한계를 무시한 무모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현재 세계 최고 로봇기술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150cm, 89kg)를 보면, 눈밭 걷기·점프·백덤블링 등 새로운 동작기술이 해마다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시연장면을 공개하며, 세계의 로봇공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휴머노이드의 실용화를 가로막는 현실적 한계는 무엇일까. 먼저 로봇에 사용되는 전기식 모터는 인간 크기의 휴머노이드에 적용하기에 힘이 턱없이 부족하다. 유압방식의 구동기는 충분한 힘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초정밀 기계부품의 설계·가공·조립·제어 등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그나마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휴머노이드용 유압구동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힘이 충분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수 없는 로봇 공학자들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 독주를 지켜만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 도전장을 던진 격이 된 테슬라봇에 대해 몇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견줄만한 구동기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평지 등 제한된 조건에서만 이동하게 될 것이며, 자그마한 돌발 상황에서도 쉽게 넘어지게 될 것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처럼 큰 힘이 필요한 이유는 돌발 상황에서도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둘째, 테슬라의 자율자동차의 AI 기술이 로봇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AI 기술은 세계 선두수준이라 할 수 있겠지만, 로봇이 이동하여야 할 환경은 도로보다 훨씬 복잡한 상황이다. 도로 상황과 상대방 차량의 주행예측과는 달리 사람의 행동 예측은 새로운 상황이 될 것이다. 또한 로봇의 목적은 이동에 국한되지 않고 유연한 손과 물건을 취급하는 지능이 필요한데, 이는 아직 세계적으로도 초보적 단계이다. 따라서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의 수준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셋째, 같은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와의 경쟁이 어떻게 이루어질 지가 관전 포인트다. 1992년 MIT에서 스핀오프로 탄생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013년 구글, 2017년 소프트뱅크를 거쳐 지난 6월 현대자동차의 품에 안겼다. 현대자동차는 인수 배경으로 자율주행, 물류, 도심공항 모빌리티를 연계하여 미래 모빌리티에 관한 구상을 통합하고 확장하는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테슬라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지루하고 반복적이고 위험한 일을 대신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두 자동차 회사의 로봇 기술에 대한 도전은 어쩌면 우리 로봇산업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것이기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1년후에 테슬라봇을 보여주겠다고 전격 발표한 일론 머스크, 과도한 쇼맨십이 부른 해프닝으로 끝날지, 스페이스X에서 보여준 성공 사례에 이어 로봇기술에서도 신화를 쓸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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