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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우리가 갈 길은 세 측면에서 큰 도전을 준다. 첫째는 기술적인 타당성이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NDC 목표는 기술적인 타당성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 가정만 하고 있다. 일례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아직 제대로 기술이 확인되지 않은 수소와 암모니아와 같은 무탄소 신전원의 비중을 14.1∼21.4%로 잡고 있다. 원자력(6.1∼7.2%)과 LNG(0∼8.0%)보다 높다.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가 76∼97% 이상 보급될 것으로 전제하였다. 또한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로 탄소배출량을 5790만∼9500만톤 줄인다고 가정하였다. 그냥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이라는 전제를 단 것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에너지분야에서는 기술은 가정하는 대로 쉽게 진전되지 않는다. 기계공학과 에너지 열역학 분야는 컴퓨터·반도체·AI(인공지능)·인터넷보다 훨씬 그 진보 속도가 느리다. 새로운 기술의 개념도 잘 탄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 도전은 경제적 타당성이다. 기술적으로 타당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너무 큰 돈이 든다면 이를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중 그나마 상대적으로 가장 온건한 1안은 화력발전소를 최소 7기만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 70개가 넘는 화력발전소의 10%만 남기고 나머지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설치할지, 계통을 어떻게 운영할지, 전력을 얼마나 저장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전력생산 및 송배전방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돈이 들어갈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리고 그 돈을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거둬낼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시나리오에서 지금까지 에너지다소비 업종의 제조업 국가로 살아온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은 무엇이 될 것이며 어떻게 5000만 인구를 먹여 살릴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철강·석유화학·자동차·조선·반도체산업 모두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세 번째 도전은 정치적인 타당성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위한 기술적·경제적 좌표를 찍었다고 하더라도 승객이 그 길로 가지 않겠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에너지전환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에너지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그래야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의욕과 인센티브가 발생하며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자금도 모을 수 있다. 에너지 가격을 올려야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에너지가격을 올려야 에너지다소비형 제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이행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에너지 가격을 올릴 수 있을까.
현 정부는 전기요금을 연료비에 연동시키겠다고 해놓고 전기요금을 동결하였다. 벌써 대선국면이다. 코로나로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물 건너갔다. 이 역시 많이 보던 그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또 문재인 정부에서 계속 되풀이된 장면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는 썼지만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일뿐이다. 정치현실은 별개다. 굳이 하려면 다음 정부에서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역대 정부가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중간과정이 어떻게 되고, 그사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세 측면을 모두 고려했을 때 2050 시나리오와 2030 NDC안이 우리가 갈 수 있는 가능한 길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지도상에 두 점을 잇는다고 다 길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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