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초 들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융당국이 외화 상품 판매를 둘러싼 관리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달러 상품 가입 확대가 환율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자, 은행과 보험사를 상대로 한 경영진 면담과 점검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달러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생명보험사 고위 임원들을 불러 외화보험 판매 현황과 내부 통제 실태를 점검했다. 고환율 환경에서 외화 예금과 보험 상품이 빠르게 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소비자 손실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앞서 금감원은 시장 점검 회의에서 외화 상품 증가가 금융소비자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영진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과도한 판촉이나 이벤트를 자제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임원 소집은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달러보험 판매 규모는 최근 눈에 띄게 확대됐다. 외화보험을 판매하는 주요 4개 생명보험사의 달러보험 신계약 건수는 2024년 말 4만여 건에서 지난해 말 11만7000여 건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초회보험료도 1조5000억 원대에서 2조3000억 원을 넘어섰다.
달러보험은 환차익을 기대한 투자 성격의 수요뿐 아니라, 자녀 유학비나 해외 생활비 마련 등 실수요 목적의 가입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감원은 최근 고환율 국면에서 환율 상승을 기대한 투자성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관련 소비자 경보를 내린 상태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을 통해 외화보험 판매 과정에서 환율 변동 위험이 충분히 설명됐는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 권유가 이뤄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특히 적합성·적정성 원칙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는 않은지 여부가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이미 업계 차원의 자율 규제 장치도 마련돼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외화보험 불완전판매가 늘자 2022년 외화보험상품 운영과 관련한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이 규준에는 외화보험 상품의 기획부터 사후 관리까지를 심의하는 전담 위원회 설치와 함께, 계약 체결 전 소비자 성향 분석을 의무화하고 부적합한 상품 권유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감원은 달러보험 판매 증가와 함께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각 보험사에 소비자 유의사항 안내와 자체 점검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보험사들 역시 내부 점검을 통해 외화보험을 포함한 불완전판매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한 뒤, 그 결과를 당국에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향후 자체 점검 결과를 토대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이 같은 기조를 감안해 환차익을 강조하는 마케팅이나 공격적인 판매 활동을 한층 더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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