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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지난달 23일 홍콩거래소에 상장지수펀드(ETF) 3종을 신규 상장했다. 사진제공=미래에셋자산운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전기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메타버스 등 각종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 지형이 변화하면서 각 종목별 특징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테마형 ETF가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는 현재 499개로 500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오는 10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반도체 FACTSET’ 등 ETF 3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 전체 ETF 종목 수가 502개로 늘어난다. ETF 상장은 올해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1~7월 신규 상장된 ETF는 4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개에 비해 4.5배 늘어났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삼성·미래에셋·KB·한화·한국투자신탁운용)가 운용하는 테마형 ETF 규모(순자산총액)는 지난해 말 6조96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3조622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순자산총액은 ETF의 시가총액이다.
국내 증시를 달군 테마형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그간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테마형 ETF를 내세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압도적으로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총액이 1조원을 넘은 테마형 ETF는 코덱스(KODEX) 삼성그룹 ETF 하나뿐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적인 테마형 ETF는 ‘타이거(TIGER) 차이나전기차 솔랙티브(SOLACTIVE) ETF’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7400억원 이상 순 매수하면서 운용규모(순자산총액) 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상반기만 순자산총액이 1611.3% 폭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30% 수준이다. 중국 전기차 및 관련 부품을 생산하면서 중국과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펀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국내 전기차 및 관련 부품과 관련 된 ETF 수익률을 앞지르고 있다.
수익률 상위 5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가 4개를 차지한다. 지난해 말 25.3%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ETF시장 점유율은 5일 종가 기준 30.03%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30%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처럼 테마형 ETF의 인기가 높아지자,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출시 경쟁에 들어갔다. 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전기·수소차, 신재생에너지,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ESG를 바탕으로 한 테마형 ETF를 내놨다. 하반기엔 차세대 먹거리 산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K팝, K반도체, K게임 등 한국을 대표하는 테마를 선정해 K시리즈 ETF 3개를 동시에 내놨다. 같은 날 삼성자산운용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KODEX Fn웹툰&드라마를 비롯, 시스템반도체 산업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Fn시스템반도체, 국내 시가총액 톱10 종목에 동일 가중으로 투자하는 KODEX Fn Top10동일가중을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ETF 출시를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 맞춘 테마형 ETF 출시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형 ETF는 유망산업에 손쉽게 투자하는 동시에 분산투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며 "운용사들도 ETF가 공모펀드보다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유입속도가 빠른 테마형 ETF 상품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형 ETF 투자는 유행에 맞춘 펀드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형 ETF가 고수익과 안정성을 추구 할 수 있다는 만능펀드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테마형 ETF는 유행이 지날 경우 거래가 줄어 상장 폐지 위험이 존재하는데, 유행이 단기적으로 지나갈 건지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있는지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