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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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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테슬라 배터리 잇단 화재에 안전성 논란..."용량-성능 위주개발로 화재엔 무방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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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메가팩’ 배터리(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최근 호주에 설치된 테슬라의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메가팩’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친환경 전기차나 재생에너지 연계 ESS에 활용되는 만큼 탄소 중립을 이루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지만 배터리발(發) 대형 화재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관련 기술의 안전성을 보완해 나가는 것도 또 다른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구축된 테슬라의 300MW(메가와트)급 메가팩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소방관 150명과 소방차 30대를 동원해 나흘에 걸쳐 진화 작업을 벌였다. 메가팩은 테슬라 자회사 테슬라 에너지가 생산하는 대용량 배터리로,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에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사용된다.

이를 두고 5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업계의 관심은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 개발을 위해 배터리 용량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화재 관련 리스크는 관심 밖"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리튬 이온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건은 그동안 꾸준히 발생했다. 영국 뉴캐슬대학교의 폴 크리스텐센 교수에 따르면 2018년 집계 이후 대규모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3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리튬 이온 배터리 시설에서 화재가 일어나 소방관 2명이 사망했다. 이를 진화하는데 소방관 235명이 총동원됐다. 지난 2019년 미 애리조나주에서는 발전소급 배터리에 불이 붙어 결국 폭발했는데 이에 대한 여파로 한 소방관이 20미터가량 날아가 뇌손상을 입었고 갈비뼈가 손상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전기차에서도 화재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현대차 코나 EV 화재 사고는 지난 2일 기준 총 18건(국내 13건, 해외 5건)을 기록했고 지난달 1일에서는 미국에서 충전 중이던 쉐보레 볼트 EV에서도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구조로 화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액체 전해질이 주로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과충전 등으로 인해 과열될 경우 내부에서 다양한 가스가 생성돼 배터리가 팽창하는데 이 과정에서 산소가 유입되면 화재나 폭발이 자주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또 배터리 셀 하나에서 발생된 열은 다른 셀로 쉽게 퍼지기 때문에 사전에 화재를 방지하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그간 업계에서는 배터리 화재·폭발 위험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최근 발생된 화재 사고만 봐도 관련 위험을 완전히 통제하기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심지어 배터리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상 화재가 발생하면 불꽃이 계속해서 다시 살아나고, 배터리팩이 철재로 덮인 탓에 소화약제가 제대로 침투하지 않아 불을 끄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영국 뉴캐슬대학의 폴 크리스텐슨 교수는 "전기차·ESS 화재에 대응하는 최적의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아직까지 없다"며 "배터리와 연관된 리스크를 이해하는 지식보다 배터리와 사회간의 밀접도가 압도적으로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셀 내부에서 생산된 가스를 빠르게 방출시키는 것이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제기하지만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를 두고 "이론상으로만 쉬운 일"이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문제는 친환경 에너지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배터리를 탑재한 기술들의 세계적인 대중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배터리발 화재를 막기 위한 방안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배터리 출하량이 계속 늘어날 경우 화재·폭발 사고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맥켄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ESS 설치량은 전년대비 62% 급증했다. 우드 맥켄지의 댄 핀폴리 ESS 총괄은 "ESS설비가 2030년까지 연간 70 GWh씩 추가되는 등 시장 규모가 27배 커질 것"이라며 "이럴 경우 세계에서 설치된 ESS의 총 규모는 729GWh를 뛰어 넘는다"고 전망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슬라는 메가팩 배터리 판매를 포함한 ESS 및 발전 사업 수익이 지난 분기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런 성장률을 고려하면 화재 위험을 줄일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라며 "이런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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