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8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김기령

giryeong@ekn.kr

김기령기자 기사모음




반포주공1단지 이주에 주변 전셋값 급등세… 잠원 래미안리오센트 27억 호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11 09:49

10억여원 이주비로 자금 여력 충분… 신고가 전세 거래 증가



반포 인프라와 학군 누릴 수 있는 잠원이나 방배가 1순위



잠원동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전용면적 133.37㎡ 27억원 호가



인근 구축 아파트나 빌라 전세 수요도 높아져

반포주공1단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는 준공 시기가 오래된 만큼 단지 내 나무가 울창하다. 해당 단지는 오는 11월까지 입주민 이주를 마치면 철거에 들어간다.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근 전세난이 심화됐다. 총 2210가구의 이주 수요가 반포동에서만 소화하는 게 불가능해지자 방배동, 잠원동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다. 지난 두 달 사이에 반포 힐스테이트는 전세 30억원에 계약됐고 잠원동에서는 전세 호가가 27억원까지 치솟았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와 가장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면적 84㎡가 이달에만 벌써 전세 1건, 월세 2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6월에는 4건, 5월에는 6건으로 3개월간 총 13건의 전·월세가 거래됐다. 지난달 10일에는 전세가 23억원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에는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400만원 매물도 계약됐다.

신반포역과 고속터미널역을 더블역세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반포 힐스테이트는 지난 5월 전용면적 155.95㎡가 30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인근 전세 가격의 최고가다.

아크로리버파크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이날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 결과 서초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6월 한 달간 1.65%가 올랐다. 서울 평균(0.38%)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초구 전셋값이 급등한 데는 반포주공 재건축 이주 수요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반포주공1단지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시공사에서 지급하는 이주비를 받았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 비싸도 다들 계약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세가 비싸더라도 반포주공 인근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가까운 아파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1071101000417600016932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에 조합원 이주개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김기령 기자


반포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단지 내에 이주 시작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공지했다. 이주 기간은 지난달 1일부터 오는 11월30일까지 총 6개월이다.

재건축 관련 조합 및 현대건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20% 가량 이주한 상태다. 이주 개시 한 달째임을 감안할 때 이주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분석이다. 반포주공 단지 내 4개 동을 맡고 있는 경비원 역시 "이주 시기가 확정된 지난달부터 맡은 동에서만 주말마다 네 가구 이상씩은 이사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포주공 인근 B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10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학군이 좋은 반포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중학생을 키우는 부모들은 길게는 고등학교 학군까지 염두에 두고 이주할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동 옆 동네인 잠원동으로의 이주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동과 가까우면서 한강공원과도 근접하고 학군도 좋아서다. 잠원동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전용면적 133.37㎡는 지난달 전세가 15억 7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에는 이보다 더 비싼 16억 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됐다. 10일 기준 동일면적의 전세 호가는 27억원까지 등장했다. 실거래가 대비 10억원이 뛰었다.

잠원동의 C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호가가 실거래가로 이어질 지는 확답할 수 없지만 구반포 이주 수요 상승 탓에 임대인이 호가를 높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호가가 높아지는 이유는 전세 수요가 공급 대비 많아서다.

반면 심화되는 전세난에 자금 여력에 따라 상대적으로 매물 경쟁이 덜한 구축 아파트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서초구 삼호가든 사거리 인근 반포 미도 1차는 1987년에 준공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만큼 노후화됐지만 이 단지는 지난 5월과 6월 15건의 전·월세 계약이 진행됐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반포주공 1·2·4주구의 경우 이주비가 10억원 넘게 지원되긴 하지만 무리해서 신축 아파트나 인근 아파트로 안 가려는 분들도 많다"며 "자금 여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사정에 따라 전세가 저렴한 아파트나 빌라를 찾기도 한다"라고 분석했다.


giryeo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