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정희순

hsjung@ekn.kr

정희순기자 기사모음




크래프톤,‘원게임 리스크’ 지적에 공모가 낮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04 11:09

'원게임리스크' 2017년 펄어비스와 닮은 꼴

인도 시장 성패와 차기작, 분야 확대로 판가름

크래프톤

▲크래프톤 CI.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거품 논란’ 끝에 결국 공모가를 낮췄다. 배틀그라운드(배그)가 글로벌 히트 IP(지식재산권)로 자리매김 했지만,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이 배그 이후 또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 매출 97%가 ‘배그’에서…크래프톤, 단일 게임 리스크에 ‘발목’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IPO를 예고했던 크래프톤이 지난주 상장 일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금융감독원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정공시를 요구하자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하고 공모가 희망범위도 낮춘 것.

크래프톤이 정정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40만~49만8000원으로, 애초 제시했던 45만8000~55만7000원보다 약 5만원 가량 낮아졌다. 앞서 공모가 산정을 위해 비교군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리스트도 바뀌었다. 당초 크래프톤은 비교대상 기업으로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비롯해 EA,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9개사를 제시했으나, 정정 신고서에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업체 4곳만 들어갔다.

금감원이 크래프톤의 행보에 제동을 건 배경으로는 ‘원 게임 리스크’가 꼽힌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영업수익 460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96.7%를 회사의 대표 게임인 ‘배그’를 통해 냈다. 배그 말고는 마땅한 수익처가 없다는 의미다.

앞서 펄어비스도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할 당시 ‘단일 게임 리스크’를 겪은 바 있다. 펄어비스 역시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히트를 기록했지만 그밖에 다른 히트작이 없었다. 펄어비스는 결국 공모주 청약에서 ‘미달’ 사태를 겪으면서 상장당시 시가총액 1조원을 겨우 넘어섰다. 하지만 펄어비스는 상장 후 차기작 ‘검은사막 모바일’로 또 한 번 흥행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이 작품으로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까지 획득하며 시총 5조원도 돌파했다.

사진자료_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 크래프톤 미래 성장성 있나…회사가 점찍은 돌파구3

현재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후 회사의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가장 빠르게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지난 2일 인도 지역에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다. 해당 게임의 출시 전날 사전예약자수는 4000만명을 돌파했고, 크래프톤은 이 게임의 퍼블리싱까지 직접 맡기로 했다. 크래프톤은 현지에서 각종 게임 대회와 리그를 구성해 e스포츠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현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로코(Loco)’와 e스포츠 업체 ‘노드윈 게이밍’에 투자를 진행했다.

‘배틀그라운드’ 외에 타 IP(지식재산권)의 개발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크래프톤은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 뉴 스테이트(NEW STATE)’를 연내 출시하고, PC온라인 게임 ‘엘리온’도 올해 하반기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에 출시한다. 그밖에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도 착수했다.

크래프톤은 게임 외 엔터테인먼트 분야로도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사 ‘띵스플로우’와 VCNC의 ‘비트윈’ 사업부를 인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크래프톤은 띵스플로우가 보유한 인터랙션 콘텐츠 제작 역량 및 노하우를 커플 메신저 서비스로 성장한 비트윈과 결합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편 크래프톤 IPO와 관련해 수요예측은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일반투자자 청약은 다음달 2~3일에 진행된다. 납입일은 5일, 상장은 10일에 예정됐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