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9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올들어 30% 넘게 빠진 테슬라 주가...中 주문량 반토막·연쇄리콜 ‘겹악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04 08:41
FILES-US-AUTOMOBILE-RECALL-ENERGY-TESLA-POLITICS

▲테슬라(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주문량이 반 토막 나거나 차량 부품 문제로 리콜을 하기로 하는 등 겹악재에 직면하고 있을 뿐더러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두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평판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양새다.

테슬라는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5.33% 하락한 572.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19일 563.46 달러를 기록한 이후 다시 600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모처럼 반등하는 듯 했지만 주가가 최근들어 다시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최고점인 1월 26일 종가(883.09달러)와 비교하면 35%나 추락했다.

이날에는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차 주문량이 반 토막 났다는 소식에다 연쇄 리콜 사태가 겹치면서 주가가 주저앉았다.

미국의 테크기업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차에 대한 5월 주문량이 4월과 비교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 주요 경제 매체들이 이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했다.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차 4월 주문량은 1만 8000여 대였으나 5월에는 9800여 대로 감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차 주문량 반 토막 소식은 "중국 시장 판매 둔화를 시사한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테슬라 차 안전 문제와 소비자 불만이 커지면서 중국 당국이 테슬라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테슬라 차 판매도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하듯 테슬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위축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최근 테슬라의 전기차 세계 시장 점유율이 3월 기준 29%에서 4월 기준 11%로 낮아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레비는 테슬라의 월간 시장 점유율이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았고 중국과 유럽, 미국에서 점유율이 동시에 하락했다며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테슬라 차 가격이 오른 것이 시장 지배력 약화의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여기다 테슬라는 이틀 동안 차량 부품 결함으로 세 차례 리콜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2일 볼트 조임 불량으로 6000 대에 육박하는 모델3와 모델Y 차량을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안전벨트 문제로 2건의 추가 리콜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2건의 추가 리콜 규모는 ▲2018∼2020년 모델3와 2019∼2021년 모델Y 5530대 ▲2019∼2021년 모델Y 크로스오버 2166대 등 도합 7696대다.

테슬라는 당국에 제출한 리콜 확인서에서 제조 과정에서 안전벨트 설치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안전벨트 시스템이 설계된 대로 작동하지 못해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월 터치스크린 오작동으로 미국에서 모델S와 모델X 차량 13만 5000대를 리콜했다. 또 지난해 중국에선 노면 충격 흡수 장치인 서스펜션 결함으로 5만대를, 미국에선 차량 지붕 부품과 볼트 불량으로 9500대를 각각 리콜했다.

엎친 데 덮친 격 머스크 CEO에 대한 평판도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온라인 경제 매체 야후파이낸스는 3일 소셜미디어 마케팅업체 어웨리오 분석 자료를 인용해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공격한 이후 트위터에서 그에 대한 평판이 저점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어웨리오는 특정인 또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트윗을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트윗으로 나눠 평판 지수를 측정한다.

어웨리오는 머스크에 대해선 작년 10월부터 평판도를 조사해왔다. 머스크는 지난 1월에는 긍정(16.8%)과 부정(16.2%) 트윗이 비슷했으나 가상화폐 트윗을 쏟아낸 지난달에는 긍정이 14.9%로 감소하고 부정이 19.2%로 늘었다.

머스크는 올해 초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 선언했고 테슬라 차에 대한 비트코인 결제 허용, 테슬라의 15억 달러 비트코인 투자 등으로 시장을 띄웠으나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들어 결제 중단을 돌연 선언했다. 그 이후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깎아내리고 다른 가상화폐인 도지코인을 띄우는 트윗을 잇달아 날리며 시장을 계속 흔들어댔다.

상당한 규모의 테슬라 지분을 가진 투자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는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의 미래이자 근원이라는 점에서 머스크는 최선의 주장이 아닐 수 있는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 급락으로 "손실을 본 사람들이 머스크에게 등을 돌리고 궁극적으로 테슬라에도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머스크에게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