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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을 중심으로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법안이 쏟아져 나오면서 금융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대출의 원금을 감면하거나 금융사들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을 내놓는 것이 상대적으로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데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선심성 제도, 정책들로 인해 예기치 못한 부작용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원금 감면 거절시 과태료 부과?
은행법 개정안 주목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난해 6월 이후 이달 현재까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금융 관련 법안들은 130여개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매달 10개가 넘는 법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이 중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인이 올해 2월 발의한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포퓰리즘 법안의 대표격으로 꼽힌다. 해당 법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재난이 발생해 영업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경제상황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한 경제 여건 악화로 소득이 현저히 줄어든 사업자 등은 은행에 이자 상환유예, 대출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은행은 소득 감소 규모 등을 고려해 사업자 대출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이자 상환유예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만일 대출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은행은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당 법안이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면서 법안 통과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안은 코로나19 등 재난으로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이 내려진 사업자의 경우 당초 수준대로 대출원리금을 납부하면 사업주 도산에 따른 실직자 확대, 빈부격차 심화 등의 사회적 문제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막자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금융권을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시장원리를 무시한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고,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등의 금융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확대, 장기소액연체자 채무 탕감 등 최근 나오는 법안들이나 당국에서 실시하는 정책들은 대체로 고소득자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금융시장의 질서는 무시한 채 오직 표심만을 위해 금융사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사태 제재 실효성 논란 거센데
금융지주사법 개정안 발의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17일 대표 발의한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법안은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등을 포괄하는 그룹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금융지주사의 대표이사는 그룹 내부통제제도 위반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 마련, 준수 여부에 대한 충실한 점검, 위반시 징계 등 그룹 내부통제제도를 총괄해야 한다.
김 의원은 "금융지주사의 권한 확대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과해 권한과 책임의 균형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거나 그 의무를 게을리하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융사들은 해당 법안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사태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지배구조법) 위반의 책임을 물어 금융사 전·현직 CEO들에게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 금감원이 중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CEO를 제재할 만한 근거가 모호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통제의 기준이 모호한데다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CEO들에게 묻는 것은 과도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CEO들에게 과도한 책임이 부여될 뿐 소비자 보호, 금융사고 재발 방지 등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정치권이 표심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업이 아니다"며 "코로나19 시국에 표심을 얻거나 서민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금융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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