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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본 아파트.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최지혜 기자] 민간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며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 따르면 이달 서울 HBSI는 101.6으로 전월(97.6) 대비 5포인트 상승, 두 달 만에 기준점인 100선을 회복했다.
HB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다. 매달 0~200 사이의 지수로 나타내며 수치가 100보다 높을수록 주택사업 경기 흐름이 긍정적임을 의미한다.
서울 HBSI는 지난해 12월 85.1, 올해 1월 98, 2월 101.9로 개선 흐름이었다가 3월 97.6으로 반짝 하락했으나 이달 4포인트 상승하며 반등했다.
지수가 100 기준선을 넘어서면서 주택 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개선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민간주도 주택공급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 시장의 취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간주택 공급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취임 일주일 안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압구정·여의도·목동·상계동·자양동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며 "강남 은마아파트, 송파 잠실주공5단지 같은 경우는 재정비계획을 세우는 데 한 달 내에 가닥을 잡을 수 있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더해 2년 실거주 의무를 피하려는 재건축 단지들이 앞다퉈 조합설립 총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들은 지난 2월 잇달아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었다. 현재 압구정 1·6구역을 제외한 2~5구역(8500여가구)이 조합 설립 총회를 마친 상태다.
부동산 규제를 피해기 위한 재건축 단지들의 발이 빨라진 상황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오 시장이 당선돼 건설 경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주택사업경기가 개선되자 건설사들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재건축뿐만 아니라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이 이뤄지고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돼 건설 시장이 팽창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오 시장의 정책 기조대로라면 앞으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설업계 자체의 기대감이 높아 중견 건설사들도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민간 정비사업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주가가 오르기도 하면서 시장 전체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오 시장의 임기가 1년 남짓으로 짧고 정부에서는 공공주도를 고수하는 데다가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jihye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