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환 딜러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1.38포인트(0.36%) 내린 3131.88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코스피는 1% 올랐다.
이는 외국인의 힘이 컸다.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개인이 1조 9552억원을 사들였는데, 외국인도 8758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8일까지 6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조3000억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9일 3201억원을 팔아치웠지만, 증권가는 외국인이 5개월만에 돌아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 실적 전망 상향과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_ 백신 접종속도 가속, 경기회복 전망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평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박스권 상단 돌파를 타진할 전망"이라며 "주식 시장이 보다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기 위해서는 개인 자금의 적극적인 유입이 필요한데, 현재 개인 자금은 2950~3150 범위에서 박스권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반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수요가 약한 상황이지만, 이달 미국의 1조9000억달러를 투입하는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역대급 깜짝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앞으로 남은 기업들의 본격적인 1분기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돌아온 외국인 자금에 실적까지 뒷받침되는 업종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주에는 미국에서도 오는 14일(현지 시각)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은행을 시작으로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일 삼성전자·LG전자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 시즌이 돌입했다"며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말 대비 2.7% 상향됐고 이달 들어서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이 두드러진 업종은 보험, 호텔·레저, 에너지, 미디어·교육, 증권, 화학, 유통 등인 만큼 1분기 실적보단 앞으로 성장 전망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코로나19로 각국의 유례없는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왔다면 이제 실적 중심의 펀더멘털 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면서 "1분기 코스피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31조5000억원으로 2018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대외 정책과 실적 모멘텀이 좋은 반도체, 화학(전기차 및 배터리), 철강, 건설ㆍ건자재 업종이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6일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 이후 수혜를 받을 업종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지급하는 배당금 총액은 정규 결산배당과 특별배당을 합산 시 약 13조12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에게 배정된 배당 규모는 약 7조7400억원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금 지급 이후 외국인의 재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통상적으로 9~10월이 배당주 투자 적기로 인식되지만, 실제로 배당금을 받고 재투자가 이뤄지는 4월에 배당주 수익률이 가장 양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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