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8일(일)

[데스크 칼럼] 분기배당, 증시 퀀텀점프 기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05 07:58   수정 2021.04.05 09:37:26

에너지경제 송재석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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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주요 상장사의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많은 이슈가 있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석유화학 등은 경영권 분쟁을 두고 당사자는 물론 주요 주주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사명을 바꾸거나 정관변경을 통해 신규 사업을 추가하는 상장사도 있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또는 각자의 미래를 위해 때로는 핏대까지 세우던 3월 주주총회에서 유독 조용했던 기업이 있다. 바로 한진그룹이다. 한진칼, 대한항공은 2018년 11월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매입한 이후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오너와 주요 주주 간에 날 선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한 데 이어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결성한 ‘3자연합’마저 해체되면서 한진가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KCGI는 한진가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배했지만, 그 과정을 보면 결코 완전한 패배는 아니었다. 그간 한국 상장사를 공격한 해외 헤지펀드들은 투기자본, 먹튀 라는 비난을 받으며 주요 주주들에게 신임을 얻지 못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와 달리 KCGI는 끊임없이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등을 요구하며 주주로서 견제, 감시의 역할을 하는데 주력했다. KCGI 입장에서는 산은 등장으로 경영권 분쟁을 계속할 명분은 사라졌지만 결코 쉽게 지지 않았고 쉽게 패배하지도 않은 셈이다.

행동주의 펀드, 오너일가, 개인투자자를 막론하고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주주라면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실적이 좋아도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면 주가를 끌어올리는데도 한계가 있다. 반대로 당장의 실적은 좋지 못해도 미래 성장성이나 해당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우호적이라면 주가는 상승세를 탄다. 실적도 좋고 경영 환경도 우호적인데 주주들에게 외면받는 상장사도 물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대체로 실적 호조에도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장사들의 낮은 배당성향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최근 SK텔레콤,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한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분기배당을 확정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상장사들 사이에서 분기배당이 확산될 경우 국내 증시가 또 한 번 퀀텀 점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요 상장사들이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애플은 물론 미국 최대 통신사 AT&T, 엑손모빌 등 수많은 기업들이 1년에 4번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월 배당을 하는 기업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중간배당을 일명 ‘여름 보너스’라고 부를 정도로 분기배당을 하는 상장사가 많지 않다.



초저금리 시대에 상장사들이 배당 횟수를 늘리는 등 강력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경우 이는 개인투자자는 물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사고팔지 않아도 분기 혹은 월마다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상장사를 어떤 투자자가 마다하겠는가. 배당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면 큰 자금을 굴리는 펀드들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이들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다.

주가가 오르는 데는 배당 말고도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분기배당정책은 분명 국내 증시에 장기투자 DNA를 심는데 있어서 호재임은 분명하다. 우량 상장사가 투자자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배당’ 등의 주주환원정책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분기배당책이 더욱 확산돼 국내 증시도 장기투자가 적합한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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