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전기판매부문 매출액은 57조 9894억1000만원으로 전년(58조 9331억 8000만원)보다 1조원 가량 줄어든 반면 원자력발전부문 매출액 9조9389억4100만원으로 전년(8조9370억2600만원)보다 1조원이 늘었다. 화력발전부문 매출은 20조3296억1100만원으로 전년(24조2549억5700만원)보다 4조원이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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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 매출액 추이. (단위: 조 원) |
발전량과 비중도 전력판매비중과 궤를 같이 했다. 국내 전체 발전회사들의 발전량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4.3%에서 2019년 26.7%, 지난해 29.8%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반면 석탄화력발전사들은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2034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현재의 절반인 30기로 줄이고,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올해부터 석탄화력발전 상한제를 도입해 앞으로는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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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
결국 지난해 모회사인 한국전력이 4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원자력발전량이 늘어난 영향임이 증명된 셈이다.
한전은 일반적으로 한수원 등 6개 발전 자회사와 연결기준으로 재무실적을 발표한다. 한수원은 지난해 전년보다 약 5000억원(68%) 증가한 1조31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1조3972억원) 이후 최고 실적이다. 반면 5개 석탄화력발전자회사들은 지난해 총 10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대비 약 7000억원이 줄었다.
남동발전은 781억의 영업손실을 냈다. 동서발전과 서부발전도 각각 850억원, 6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남부발전은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다만 중부발전은 액화천연가스(LNG) 가동률 증가와 LNG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10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발전자회사들은 정부의 탈석탄 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전력 도매가격(SMP) 하락 때문에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전 측은 호실적에 대해 "유가 등 연료가격 지속 하락으로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가 6조원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5개 발전자회사는 올해도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발전 5사가 연초 각 이사회에 보고한 예산운영계획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3500억원, 중부발전은 2633억원, 남부발전은 2521억원, 동서발전은 2460억원, 서부발전은 23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제9차 전력수급계획 발표에 따른 일부 발전소 폐지 확정, 신규 LNG발전소 건설을 위한 외부자금 조달로 인한 이자비용의 지속적 증가 등의 경영환경 속에서 전략적으로 유연탄과 LNG 등 저가구매를 통한 비용절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연료비가 하락하면서 SMP가 낮아지고, 석탄발전상한제 등으로 전력판매량까지 줄어들고 있어 실적악화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석탄발전상한제 도입에 따라 경쟁에서 탈락한 발전기에 대한 질서 있는 퇴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