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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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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의 파워…서울시·새벽배송업체, 젤 대신 물 아이스팩 대폭 늘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29 15:15

아이스팩 비중 80% 차지했던 젤 타입 대신 물 타입 사용량 20%늘어



협력기업 늘리고 시장에도 물 아이스팩 사용 지원 방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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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미세 플라스틱 감축의 일환으로 6개 새벽배송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은 후 젤 아이스팩 대신 물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GS리테일, SSG닷컴, 정육각에서 사용하는 친환경 아이스팩(왼쪽부터).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서울시와 6개 새벽배송업체가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약속한지 약 1년만에 월 평균 물 아이스팩 사용량이 2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젤 타입 아이스팩 속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줄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새벽배송업체가 손잡고 친환경 포장재 사용으로 방향을 튼 결과다. 서로 조금씩 힘을 모아 큰 결과를 만든 ‘십시일반’의 성과로 평가된다.

29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스팩 사용량은 약 3억개로 이는 2019년 2억1000만개 대비 약 50%가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와 배송업체들의 서비스 방법이 다양화되면서 2016년 1억개였던 아이스팩 사용량은 4년만에 3배가 늘었다. 이 아이스팩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 폴리머가 포함된 젤 타입과 물, 전분물로 만든 친환경 세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젤 아이스팩의 비중은 전체의 80%에 달한다.

이에 시는 급격하게 늘어난 미세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물 아이스팩이나 재사용 보냉백 등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새벽배송업체를 업계의 본보기로 삼았다.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정육각, GS리테일, 헬로네이처, 현대식품관 등 6곳의 새벽배송업체가 지난해 4월 ‘친환경 포장, 착한 배송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

업무협약은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는 젤 아이스팩을 드라이아이스나 물로 된 아이스팩으로 대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시 시는 이를 계기로 연간 젤 아이스팩을 624만개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 맺어진 업무협약 이후 시는 5개월간 연간 목표의 절반을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물 아이스팩 사용량만큼 젤 아이스팩 사용이 줄었다고 간주한 것이다.

시가 집계한 6개 새벽배송업체의 물 아이스팩 사용량은 2019년 8월 1일~9월 30일 두 달 동안 5만 개에 불과했다. 월 평균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2만5000개 사용에 그친 것이다. 그러나 그 해 10월 1일부터 지난해 11월 30일까지 물 아이스팩 사용량은 약 722만개로 늘었다. 약 14개월 동안 월 평균 51만5700개로 1년여 만에 20배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식품관은 업무협약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새벽배송을 시작했고 얼린 생수로 아이스팩을 대체하고 있다. 헬로네이처와 정육각도 물 아이스팩과 재사용 보냉백을 사용하고 있다. 오이시스마켓은 2019년 8∼9월 80만개의 젤 아이스팩을 사용했지만 했지만 그 이후 1년간 사용량이 3만개 미만으로 줄면서 친환경 기조에 동참하고 있다.

SSG닷컴은 이미 새벽배송에 물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업무협약 직후 에코 아이스팩으로 대체했다. 내용물을 하수구로 흘려보내면 이 물질이 강이나 하천의 오수 정화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새벽배송업체 관계자는 "젤 아이스팩은 분리배출을 할 경우 내용물이 하수구로 들어가면 심각한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포장재 재활용을 하려면 물 아이스팩 사용을 늘려야 한다"며 "아이스팩 뿐만 아니라 다른 포장재도 종이 대신 재사용 백을 사용하면서 폐기물이 확 줄었는데 종이는 벌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이고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는 물 아이스팩 사용이 서울과 일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새벽배송업체에만 몰렸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다양한 기업과 시장을 중심으로 물 아이스팩 사용을 독려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여름을 앞두고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 협약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재권 서울시 자원순환과 생활폐기물감량 팀장은 "젤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면서 폐기물을 줄이려는 노력도 있지만 언젠가는 폐기가 되기 때문에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걸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통·수산·축산물 시장 등 아이스팩 사용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시민단체를 통해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 장려 캠페인을 펼치거나 지원 방안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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