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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설명 꼭 들으세요"…금소법 후 '상품 가입시간' 길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24 15:43

25일 금융소비자법 시행…상품설명의무화

상품설명서 교부 등 프로세스 강화

녹취로 불완전판매 소지 점검…"은행 판매 절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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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은행의 영업점.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에 따라 은행들 상품 영업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비예금성 상품을 가입하는 금융소비자들은 상품 설명 과정이 길어지거나, 상품가입에 대한 명확한 동의 여부를 밝혀야 하는 등 상품 가입 절차가 깐깐해진다. 일반 상품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도 상품 설명이 길어질 수 있어 상품 가입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고난도 상품 뿐 아니라 은행 전 상품 판매 절차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25일 금소법 시행에 따라 은행들은 곧바로 금소법 관련 판매 프로세스를 가동한다. 그동안 준비한 금소법 관련 전산을 가동하고, 금소법에서 규정한 판매 원칙에 따라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금소법은 모든 금융상품에 대해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준수,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허위 과장광고 금지 등 6대 원칙을 적용해 은행이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6대 원칙을 어길 경우 판매회사에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되고 최대 1억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도록 사후제재가 강화됐다. 또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도 물 수 있다.

은행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상품 판매 때 녹취를 강화하며 상품 판매 과정을 점검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비예금 상품 규준에 따라 지난 1월부터 고난도 상품 판매 때 전 상품에 대한 녹취를 실시하는 등 이미 녹취 과정을 강화한 상태다. 우리은행도 펀드 판매 때 녹취를 실시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고난도, 부적합투자자, 고령투자자에 한해 실시했다면 25일부터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이밖의 은행들도 상품 판매 과정에서 녹취를 강화한다. 은행들이 상품 설명을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길어지는 상품 설명을 잘 듣고 상품 가입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전 과정이 녹취되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에게도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상품 설명의 경우 기존에는 영업점 직원이 직접 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등이 진행하는 것으로 바뀐다. 금소법에서 상품설명의무가 강화되기 때문에 은행들은 AI를 도입해 표준화한 상품 설명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상품 안내서도 제공한다. 비예금성 상품 등 투자 상품에 대해서는 핵심설명서를 제공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상품 가입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일반 예·적금 상품 등에 대해서도 상품설명서를 제공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예·적금 상품의 경우 상품설명서를 굳이 받지 않고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종이로 된 설명서나, 카카오톡, 메일 등으로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상품 설명도 진행되기 때문에 상품 가입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상품 권유 등도 투자자 성향을 분석해 이에 맞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다.

금소법이 시행되면 금융소비자들은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청약철회권은 대출성 상품의 경우 14일 이내, 보장성 상품은 15일 이내 행사할 수 있다. 투자성 상품은 7일 이내 행사 가능하다. 청약철회권을 행사하면 은행은 금융소비자에 원금을 반환해야 한다. 위법계약해지권은 원칙적으로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되며, 계약일로부터 5년, 위법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행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소법에서 업계 준비기간이 필요한 일부 규정은 최대 6개월 유예하겠다는 방침인데, 은행권은 법령이 시행되는 25일부터 준비한 시스템을 최대한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소법 첫 시행이라 현장에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을 점검하고 보완하면서 금소법을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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