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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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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홈쇼핑 보던 시대 끝..이젠 '라방' 시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17 17:38
온라인홈쇼핑

▲자료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KISDI) ‘국내 홈쇼핑방송 환경 분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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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이 지난 1월 모바일 전용 플랫폼 ‘몰리브’에서 방송한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돌체앤가바나’ 매장 생방송 홍보 영상.

TV로 홈쇼핑 보던 시대 끝..이젠 ‘라방’ 시대

롯데홈쇼핑 지난해 라방 매출 33%·시청자수 5배↑

홈쇼핑 업계 온라인·모바일 부문 강화 추세…라이브커머스 성장세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아 비교적 자유로운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홈쇼핑에 온라인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홈쇼핑 거래액 가운데 디지털 채널 비중이 처음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추월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손 안에서’ 즐기는 라이브커머스 방송(라방)이 대세로 떠오른 것. 업계 관계자들은 배경으로 ‘자유로운 방송’을 꼽고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흐름을 놓칠세라 라방에서 야구 경기를 중계하는 등 모바일 강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는 움직임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 업계는 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모바일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라이브 커머스 인플루언서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고객들의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착안, 비대면 마케팅의 일환으로 무료 강좌를 연 것이다.

라방의 차별화 콘텐츠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모바일 생방송으로 롯데그룹 계열사인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와 연계한 구단 청백전 생중계 등 색다른 콘텐츠를 시도했다. 그 결과 기존 1000명~2000명이던 동시간대 시청자는 당시 2만명까지 치솟았다.

롯데홈쇼핑 측은 모바일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것 외에도 △고객유입 △체류시간 증대 △차별화 콘텐츠 방면으로 신경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은 15년 전만 해도 TV 판매 비중이 80% 였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채널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현재 롯데홈쇼핑의 매출 비중은 모바일만 38%, 온라인 이커머스까지 합하면 53%다. 롯데홈쇼핑의 동시간 접속자는 1000명~2000명 규모다.

특히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신장했다. 시청자 수도 약 5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홈쇼핑 업계 전반으로 퍼져 있는데,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홈쇼핑 거래액 가운데 온라인과 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 비중이 TV를 추월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국내 홈쇼핑방송 환경 분석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1분기 국내 홈쇼핑의 전체 거래액 가운데 디지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TV 채널(47.9%)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19년 기준 TV 채널의 비중이 전체의 49%, 디지털 채널은 47.9%였다.

이에 따라 홈쇼핑의 방송사업매출(TV)과 기타사업매출(모바일·데이터 등)의 비중 차이도 점차 감소, 2015년 각각 66%, 34%로 2배 가까이 차이 나던 방송사업매출과 기타사업매출은 2019년에는 57.7%와 42.3%로 격차가 대폭 줄었다.

홈쇼핑 채널에 변화가 나타난 것과 관련해 업계는 자유로운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라방이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는 TV와 달리 아직까지 별다른 규제가 없다. 심지어는 비속어 사용도 가능하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쇼호스트들은 내부적으로 언어사용 교육을 많이 해서 유튜버들 같이 소위 ‘저세상 멘트’를 치지는 않지만 비속어도 애교 수준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TV와 온라인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것 역시 배경이 된다. 모바일 결제 편의성이 높아지고, 유튜브나 카카오톡 메신저 등 고연령자들이 모바일에 친숙해지면서 거부감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이 관계자는 "홈쇼핑 고객 연령대가 보통 4050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TV 편성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 앱을 통해 구매하는 등 모바일과 TV를 같이 쓰는 고객이 증가했다"며 "과거 모바일, PC가 TV와 단절된 느낌이었으나 이제는 그 경계가 흐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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