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04일(목)

동학개미 자금 막히나…증권사-은행 대출 잇따라 중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24 10:01   수정 2021.01.24 14:15:21
2020121401000779200034201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시에서 ‘빚투(빚을 내서 하는 주식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은 물론 은행까지 대출을 옥죄는 모양새다. 올해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찍은 이후 3100선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연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신용융자 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신용공여 규모(21일 기준)는 21조7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3.1% 급증했다. 시장별 규모는 코스피가 10조9779억원, 코스닥은 10조1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란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신용거래 융자, 신용거래 대주, 예탁증권 담보 융자 등의 형태로 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개인들이 주식을 사려고 빌린 돈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증권사들도 과도한 신용융자 팽창을 막기 위해 신용융자 매수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만큼만 대출을 할 수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공여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신용공여의 총 합계 금액이 자기자본의 200%를 초과해선 안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통상 자기자본의 60∼80% 정도를 개인 대상 신용공여에 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달 21일부터 별도 공지시까지 신용거래 및 증권담보융자를 일시 중단했다. 보유 중인 융자 잔고는 조건을 충족한다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고, 매도담보대출 및 담보종목 교체는 가능하다.

미래에셋대우도 20일부터 별도 공지시까지 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다만 신용융자 매매, 매도담보융자, 소액자동담보융자는 가능하고, 기존 대출잔고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삼성증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신규 신용융자를 중단했다.

2021011901000939500041151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증권사 뿐만 아니다. 빚투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중은행부터 인터넷은행까지 마이너스통장 중단, 신용대출 최대한도 줄이기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리 WON하는 직장인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하면서 마이너스통장의 최대한도는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다.

신한은행은 ‘엘리트론Ⅰ·Ⅱ’와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의 건별 최고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 5000만원,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각각 줄였다.

하나은행도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1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했고 마이너스 통장 한도도 3억원에서 2억원으로 1억원 줄였다.

카카오뱅크도 22일부터 직장인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 등 고신용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를 1억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수협은행의 경우 22일부터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 중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신규 대출은 막혔지만 만기일시 또는 분할상환 방식의 신규 대출 신청은 가능하다.

이같은 상황에 금융당국도 고액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신용대출도 원금과 이자를 매달 분할 상환하고 만기도 절반으로 줄이는 초강력 규제를 내놓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3월까지 세부 내용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시장 영향을 고려해 충분한 유예 기간을 두고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매수세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정부는 물론 증권사 은행들까지 우려가 증폭되면서 신용대출 중단도 계속되고 있다"며 "3월 16일 공매도가 허용될 경우 주가 급락 충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증시가 너무 과열되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증시로 신규 투자자가 들어왔다고 보긴 어렵고, 지난해부터 증시에 입성한 개인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신용융자, 신용대출을 받았다"라며 "증권사는 물론 금융권 대출까지 막히게 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배너

실시간 종합Top

경제
머니
비즈니스
전기차&에너지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