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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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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시아·유럽 천연가스 가격, 더 오른다…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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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생산기지 현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해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파가 전 세계를 덮친 여파로 LNG 공급이 올해 내내 타이트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도 이에 맞춰 한국 천연가스 가격을 결정짓는 동북아 LNG 지표인 JKM(Japan Korea Marker)과 유럽 가스 지표인 TTF(네덜란드 가스 허브)에 대한 올해 가격전망을 모두 상향조정했다.

19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앞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지난해 천연가스 가격은 예년보다 따뜻했던 2020년 1, 2월의 기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올해 북반구에 닥친 한파로 아시아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랠리를 이어왔다"며 "불과 2개월 만에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의 공급상태가 과잉에서 긴축으로 전환돼 아시아 LNG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유럽에서도 가격이 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현물시장에서 LNG가격은 이례적인 한파에 따른 수요증가로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MMBtu당 3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지역의 LNG 현물가격은 9개월만에 가격이 18배 가량 뛰면서 비트코인 포함 모든 원자재 가격 상승률을 앞질렀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도 상황이 비슷하다. 스페인의 경우 연초부터 50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 20년 만의 한파가 잇따르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물론 한파와 같은 계절적인 요인들이 일시적인 점을 고려하면 현물시장의 급등세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목할 점은 이를 계기로 올해 글로벌 천연가스의 공급이 축소돼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부분에 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기온이 회복되어도 재고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은 올 여름까지 지지될 것"이라며 "특히 유럽의 경우 한파로 인해 재고가 급감했는데 아시아 현물시장 가격이 더 높은 탓에 LNG화물선들이 아시아로 가는 수요가 평소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북반구의 한파는 일년 내내 더 긴축적인 천연가스 시장을 위한 길을 만들고 있다"며 "특히 여름에 공급상황이 매우 타이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드맥킨지는 또한 "특히 유럽의 천연가스 저장량은 이미 작년보다 150억 입방미터 이상 낮아져 지난 5년 평균치까지 근접했다"며 "이는 유럽의 여름 가스 수요 증가를 위한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아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작년대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우드맥킨지는 "작년 TTF와 JKM 평균가격은 각각 MMBtu당 3.2달러, 3.9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TTF 평균가격은 작년대비 80% 가량 급등한 5.6달러를, JKM 평균가격은 거의 두 배에 가까운 7.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한파로 인한 공급축소가 "완벽한 강세장을 위한 폭풍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을 모두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남은 겨울철 기간, 2021년, 2022년에 대한 TTF 가격이 각각 MMBtu당 6.65 달러, 5.63달러, 6.03달러에서 8.3달러, 6.72달러. 6.48달러로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JKM 가격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종전의 12.65달러, 7.56달러, 7.37달러에서 14.3달러, 8.73달러, 7.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한파에 이어 "콜롬비아의 석탄공급이 예상보다 느릴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TFT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일본 원전의 유지보수가 LNG 시장 공급을 크게 축소시켰다"고 설명했다.

중기적으로 봤을 때에도 아시아와 유럽에서 내세우는 에너지 정책들이 LNG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시각도 나왔다. 우드맥켄지는 "석탄이 아시아 에너지믹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넘기 때문에 석탄에서 천연가스로의 전환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핵심 부분"이라며 "유럽에서는 독일과 핀란드의 추가적인 석탄발전소 폐기로 천연가스가 더욱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아시아 LNG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으로 미국 천연가스 수출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총괄은 "아시아 현물과격과 북미 천연가스 지표인 헨리 허브 가격의 상당한 격차를 고려하면, 작년과 달리 올해는 미국산 LNG를 실은 화물선 출항이 취소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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