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5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도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못박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해는 기준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새해 들어 처음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과 같은 수준인 연 0.5%로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재유행이 계속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자 한은은 기준금리를 총 0.75%포인트 하향 조정해 역대 최저 수준(연 0.5%)까지 낮췄고 8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여전이 높은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은의 이같은 기조는 미국 등 세계 주요국가들의 통화정책방향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또 시장에서 언급되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는 연준의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연 2%)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출구 전략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특히 2013년 일어난 ‘긴축 발작’이 재발하는 것을 경계하며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단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조 달러에 이르는 경기 부양책을 예고한 점은 변수로 작용한다. 경기 상승 기대감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압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 연준의 정책변화가 우리가 통화정책을 수행할 때 항상 고려할 주요인이 맞다"면서도 "늘 우리에게 1대1로 매치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화 속도 같은 것은 나라별로 처한 여건이라든가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고 부연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자극할 만한 뚜렷한 지표 회복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모두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으나, 백신의 조기 상용화 여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 진행 상황 등 향후 성장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국내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시점을 논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는 경기 회복을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지목했는데, 파월 의장의 당장 출구전략을 고민할 상황이 아니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라며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앞서서 기존 정책 기조에 혼선을 줄 여지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