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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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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겨울철 미세먼지와 기후 환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13 15:34

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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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예년보다 매서운 겨울 한파를 겪고 있지만, 어김없이 미세 먼지 문제가 우리를 다시 찾아 왔다. 주로 3일 간의 한파를 거치면 다소 따뜻한 기후가 나타나면서 예년과 같이 미세먼지 문제가 기승을 일으키곤 하여 올해도 ‘삼한사미’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겨울이면 외부로 나들이라도 계획하려고 하면, 그 당시 일정의 미세먼지 농도에 신경이 쓰여 나름 한번씩 기상청의 풍향 예측 관련 자료나 일주일 바람 예측 시뮬레이션 자료 등이라도 한번씩 찾아보는 습관이 들었다.

기상청 ‘날씨누리’에 간단히 접속하여 지난 1시간 동안의 기후의 움직임을 알아보는 위성 사진을 보거나, 환경부에서 운용하는 ‘에어코리아’의 예측 대기질 농도 전망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니면 기후 관련하여 기상청의 기상자료 개방포털에 접속하여 천리안 2A호의 위성 자료롤 포함한 각종 자료를 찾아볼 수도 있다.

시베리아의 매서운 북풍으로 매서운 한풍의 삼한 기간 동안에는 꽤 괜찮은 대기질로 추위의 보상이라도 받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북풍의 위력이 떨어지고 북서풍이 강해지는 기간은 고질적인 미세먼지 악화로 마음이 우울하게 된다. 이러한 북서풍이 일정 부분 지속되는 기간은 중국 내에서 꽤 넓은 지역으로부터 축적된 오염 물질이 서해를 건너 오는 것을 몇몇 시뮬레이션 결과로 확인하게 되면 우울함을 넘어 자괴감도 들 수 있다. 겨울철 중국으로부터의 악화된 대기질은 특히 추운 겨울에 중국의 난방 수요 증가가 일반적인 산업 활동으로 인한 대기오염 물질에 더하여 서해를 넘어 한국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간 우리나라는 과학적 관점에서 대기질 관련 데이터의 체계적인 확보 노력을 지속해 왔고, 필요한 수준의 자료와 근거들을 확보하게 되었다. 또한 산업설비 등의 오염 저감을 꾸준히 독려하였고, 계절관리제 도입으로 시민들의 참여도 넓은 영역에서 이끌어가고 있다. 미세먼지와 관련하여 책임 있는 국가로서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였다고 생각한다.

중국으로부터의 유입 미세먼지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감안하여야 할 부분이 있다. 중국도 자국민을 위하여서도 이러한 상황이 반갑지 않을뿐더러, 중국 밖으로의 이러한 악영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간 나름 많은 자원을 들여 노력해왔지만, 개선의 속도가 느리고, 무엇보다 한 칼에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사회경제적으로 구석구석과 연결된 모든 것을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와 달리 그런 행동에 수반되는 비용과 투자를 감당할 나름의 여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다만 좀 더 중국 정부의 국내 정책에서 대기와 에너지 분야에 무게가 더 실리기를 희망한다.

현재 대기 문제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공동으로 개방성 있는 대기질 관련 각국의 정보를 보다 개방적이고 신속하게 공유해나가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에서 만든 대기질 인덱스 (Air Quality Index) 관련 사이트는 전세계의 각종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일주일 정도 기간에 대한 시각화된 예측 시뮬레이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IT 기술, 자료와 정보 분석 능력, 신뢰성 있는 자료의 획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능하게 된 부분들이다. 각국의 대기질 관련 정보가 비교적 투명하게 일반 시민에게 공개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분석 도구들이 각종 기관이나 단체에서 경쟁적으로 활용되게 됨에 따라서 일정 부분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확보가 가능하게 된 것 같다.

맑은 공기의 문제는 전세계가 대기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특정 국가를 비난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어떤 점에서 우리 또한 다른 인접국들에게 일정 부분대기 관련 피해를 주기도 한다. 우리가 시베리아의 혹독한 한파를 동반한 착한 공기에 훈장이나 보상을 줄 수도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기 공동체로서 맑은 대기에 대한 책임과 의무에 대한 모든 나라들의 국제적 합의와 인식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또한 지난 일년간 지구가 극심한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을 목격했으며,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온실 가스 등의 위험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였고, 기후 분야에서의 대처도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었다. 그리고 이 겨울에 우리나라의 대기질은 기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도 해결이 나지 않은 코로나 19의 한 가운데에서 무엇보다 전 지구적으로 대기 문제와 함께 기후 문제를 구체적으로 공동으로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아프게 느끼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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