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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통신/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이 전기차 산업 선도기업인 테슬라는 물론 신생 업체들마저 따돌리기 위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밝혔다.
20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GM은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에 총 27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하기로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GM이 발표했던 투자금액인 200억 달러(약 22조원) 대비 35% 가량 오른 수준이다. 현재 GM의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2%에 불과하지만 향후 5년간 자본 지출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 전기차에 투입되는 것이다.
GM은 또 투자 확대를 발판 삼아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을 30대로 늘려 전기차 목표 판매대수를 100만대까지 높였다. 당초 3월에 발표했던 12대에서 18대 늘은 것이다. 앞서 GM은 이달초에도 전기차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로 담당할 직원 30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GM은 현재 개발중인 자사의 최초 전기 SUV인 캐딜락 리릭의 출시 일정을 9개월 앞당긴 2022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또 당초 계획보다 더 빠르게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이 GMC 브랜드에서 3종, 쉐보레와 캐딜락 브랜드에서 각각 4종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GM은 쉐보레 볼트EV 신형 모델과 전기 픽업트럭인 ‘허머 EV’의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배터리의 경우, 기술발전을 통해 얼티엄(Ultium) 배터리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전기차들의 주행거리가 한번 완전충전으로 기존 400마일에서 450마일로 향상됐다고 GM이 이날 밝혔다. 허머 EV를 포함해 앞으로 출시되는 GM의 전기차 모델들은 얼티엄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된다.
GM과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4월 말부터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합작법인 ‘얼티움 셀’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얼티움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배터리로 알루미늄을 음극재로 사용해 가격이 비싼 코발트 같은 비싼 희토류 사용을 줄였다. 코발트 함량을 기존 GM 배터리에 비해 70% 감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GM은 에너지밀도를 두 배로 향상시키고 비용은 절반으로 줄인 차세대 얼티엄 배터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그 파크스 부회장은 "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단순 참가자가 아닌 선도자로 거듭나고 싶다"며 "테슬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이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전기차 시장을 침범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시장에서 우리만의 리더십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명실상부 1위 기업으로 꼽힌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테슬라의 전 세계 판매량은 31만 6820대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체 판매 대비 무려 18%에 달하는 수준이다. 세계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5대 중 1대는 테슬라인 셈이다. 테슬라의 작년 글로벌 판매량은 36만 7500대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는 폭스바겐, 비야디(BYD), BMW가 각 6%의 판매비중을 차지하면서 순위를 이어가고 있다.
CNBC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4대 중 테슬라는 대략 3대를 차지했다"며 "최근 들어 GM, 아우디 등의 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를 출시하지만 테슬라의 판매량을 꺾기엔 역부족이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판매량을 능가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며 "우리가 북미 전기차 시장 1위로 거듭나기 전까지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GM의 전기차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전기차 전환을 촉진시켜 주주가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