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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갑윤(오른쪽)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관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복면 금지 등)’ 발의와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평화적인 집회·시위에서는 복면을 쓸 수 있지만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나 시위’에서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할 목적으로 복면을 착용하거나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사진=연합뉴스) |
집회·시위에서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복면 금지법’이 25일 발의되면서 국회에서 입법이 순탄히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폭행·폭력 등으로 치안 당국이 질서 유지를 할 수 없는 집회·시위의 경우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는 복면 등의 착용을 금지토록 했다.
◇ 수차례 입법 시도…표현의 자유·인권침해 우려로 ‘불발’
‘복면 금지법’ 도입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집회와 시위를 관리하는 경찰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련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따금 집회·시위가 과격 양상을 띨 때도 의원 발의 등이 이뤄져 국회에서 논의됐다. 그러나 이런 입법 시도는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할 우려가 크다는 야당·시민사회의 반발에 번번이 무산됐다.
2003년 하반기 국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집시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경찰청이 ‘복면 집회 금지’ 의견을 냈지만, "표현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반발에 부딪혀 법안으로 제출되지도 못했다.
2006년 10월에는 민주당 이성열 의원 등 국회의원 13명이 유사한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을 냈지만, 이 역시 인권침해 논란 끝에 폐기됐다.
이날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안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2007년에도 이런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당시 ‘집회·시위 참가자가 신분 확인이 어렵게 복면 등으로 위장하는 행위 등을 처벌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입법은 성사되지 않았다.
2008년 10월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일부 참가자의 폭력 행위를 지적하며, 집회·시위에서 가면이나 마스크를 착용을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한 집시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막는 행위"라는 야당·시민사회의 반발과 국가인권위원회의 우려 표명 등에 막혀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인권위는 ‘복면을 쓰면 불법폭력 집회를 한다’는 잘못된 전제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집회의 자유에는 복장의 자유도 포함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과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집회나 시위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것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시위’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뒤 새누리당 의원들의 입법충성경쟁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날림졸속 입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복면금지법은 집회의 자유에는 복장의 자유도 포함된다고 한 2003년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과잉입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에서도 복면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면서 복면금지법을 도입하자는 주장은 그 입법목적의 차이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며 독일, 프랑스, 미국사례를 예로 들어 "하나같이 반인륜적, 인종차별적, 국수주의적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복면 시위’ 금지국가 적지 않아…전문가들, 입법 놓고 찬반 갈려
해외에는 비슷한 논란 끝에 ‘복면 시위’를 금지키로 한 나라들이 적지 않다.
독일은 1985년 법 개정을 통해 시위에서 신원 확인을 방해하기 위해 복면을 착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폭력시위에서 공무원의 복면 해체명령을 위반하면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2002년 오스트리아 역시 집회에서 자신을 식별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옷이나 다른 물품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숨기고 집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스위스는 1990년 바젤을 시작으로 6개 칸톤(자치주)에서 집회·시위에서의 복면 금지를 법제화했다.
미국의 경우 주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주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를 의도를 가진 사람이 복면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프랑스에서도 2009년 8월 정부가 행정명령을 통해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려 복면이나 두건을 착용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그해 4월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당시 과격 시위대가 얼굴을 복면으로 가리고 상점 등을 습격해 비판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취해진 조치다.
최근인 2012년 11월에는 캐나다 하원이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폭동시위를 벌이는 가담자를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하도록 한 복면금지법안을 여야 격론 끝에 통과시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회·시위가 폭력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견해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맞선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복면금지법은 집회의 자유에는 복장의 자유도 포함된다고 한 2003년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과잉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진국들에서도 복면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면서 복면금지법을 도입하자는 주장은 그 입법목적의 차이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며 독일, 프랑스, 미국사례를 예로 들어 "하나같이 반인륜적, 인종차별적, 국수주의적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복면 금지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입법 기술적으로도 명확성이 결여돼 공권력 남용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가 집회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며 시위를 범죄화하고 불법 채증, 소환장 남발 등 공권력을 남용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입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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